– 끄적끄적 –
너무너무 피곤해서 사고력이 없어지려고 한다. 오늘 하루.. 정말 고단했다. 계절은 봄이지만 날씨는 눈바람이 날리는… 참 아이러니한 하루였다. 이런 날에.. 바람을 맞으며 긴 시간을 튼튼한 두 다리로 서서 일을 했다.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와서 푹신한 소파에 누워 2~3시간 눈 붙이고 일어나 죽 한 그릇을 먹었다. 샤워를 하고… 오늘 하루를 기록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에피톤 프로젝트의 노래를 들으며 지나간 일들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긴다. 이번 주.. 벚꽃이 만개한 날에 들었던 봄의 멜로디… 눈을 감으며 그날의 분위기를 떠올려보고… 지난날의 순간들 중.. 마음에 걸림으로 남아 있는 말이 생각이 나서 글로 풀어써보려고 한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무엇인가 챙겨줄 때 “불쌍하고.. 안쓰러우니까” 동정하는 마음이 담긴 말.. 내가 일을 하며 다른 사람에게 자주 듣던 말.. “안쓰러우니까 챙겨주고 싶었다.” “힘들죠? 힘내요.”…… 그래 맞다. 난 정말 힘들게 일을 하고 있다. 늘 정신이 없이 일을 한다. 다른 사람에게 늘 정신이 없어 보인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나는 정말 많이 덜렁거린다. 나는 내가 맡은 일을 하면서.. 내가 가진 주의력 결핍 때문에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나는 늘 정신이 없고 바빠 보이는.. 무튼.. 그렇게 보인다. 이런 내가 힘들어 보여서 위로를 건네주신 거겠지만.. 그 말이 마음에 걸린다는 건 동정받긴 싫은가 보다. 나는 내가 힘들게 살고 있어도.. 동정받는 건 싫다.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다. “불쌍하다”라는 말은.. 열심히 살고 있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애쓴다”라는 말이 듣기에 좋다. 그래서 다른 이가 나에게 “불쌍하다.” “안쓰럽다.”라는 말을 할 때.. 내가 들은 말을 걸러내기로 했다. 동정받는 말이 아닌 “열심히 살고 있네.”로 들은 걸로 하겠다.
– 감사일기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피곤해도 글을 쓸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의 걸림으로 남아 있는 일을 글로 쓰며 풀어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실수투성이 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들으며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다른 이가 동정할 만큼.. 힘들게 살고 있지만.. 나만큼은 나를 동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나에 대한 자존감이 없는 편이지만.. 조금씩 하나씩 자존감을 키워갈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 약물치료 일기 –
약을 먹지 않았다. 하지만.. 무난히 하루를 보냈다.
– 하루 일과 칭찬하기 –
나에게 참 고맙다. 하루 종일 서서 열심히 일해 준 나에게 고맙다. 안 하던 화장까지 잘 하고 일을 했다. 나에게 참 고맙다. 열심히 일하고.. 먹을 것도 잘 챙겨 먹고 잠깐의 휴식 시간도 갖고 하루를 보내준 나에게 참 고맙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며 감미로운 노래를 들어준 나에게 참 고맙다.
– 마음 일기 –
마음을 돌아볼 새 없이.. 마냥 기계처럼 일을 하기만 한 것 같다. 다음엔 잠깐의 여유를 내어 내 마음을 돌아볼 시간을 갖도록 하자.
– 섭취한 음식 –
빵, 꽈배기, 차, 떡, 설렁탕, 배추김치, 닭죽, 오렌지, 밀크티
– 좋은 글귀(옮긴 글) –
운전을 잘 못하는 사람은
운전 중에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습니다.
대화를 잘 못하는 사람은
대화 중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로 브레이크를 자주 겁니다.
혜민 두 손 모아
공감해요 연이 님..
그런데 마음이 너무 예쁘세요 🙂
나의 부족함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봐 걱정하는 그 마음 누구나 갖고 있지는 않은 귀한 착함이라고 생각해요.
사실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해내고 계실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는 마음이 예쁘다는 말 참 좋아해요~ 감사합니다.
요즘.. 겉모습보다 내면에 따뜻함을 키워내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알아봐주시는 분이 있다니.. 감사합니다..^^
소소님도 오늘 하루 잘 보내셨겠지요..?
내일 하루도 작은 행복 감도는 순간이 있기를 바랄게요~
나만큼은 나를 동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와닿네요… 왠지모르게…
요즘 저는 저를 있는 그대로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어요..ㅎㅎ
@ 증상때문에 일상이 힘들어서 제가 불쌍하기도 하고.. 밉기도 했는데..
이제는 @증상과 함께라도 일상 생활 잘 버텨내고 있어요..^^
우리 함께 증상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면서..
보통만큼 행복하게 살아봐요~^^
연이님 고군분투한 하루네요! 저는 연이님(여러분)이 함께 있어 든든하고 감사합니당
저도 여러분이 있어서 든든해요~ 일상 생활이 산 오르는 것처럼 숨이 턱턱 막힐 때.. 에이앱이라는 비빌 언덕이 있어서 잠시 숨고르고 갈 수 있어서 감사해요~^^
고단한 하루, 열심히 사셨어요^^ 내용과 별도로, 저도 뭔가 써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메모에 습관이 들면 이런 항목으로 하루를 정리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감사합니다 🙂
바쁘게 살다보니 제 글에 댓글이 달렸는데 못 보고 그냥 지나쳤어요..! 세상에..ㅠㅠ
한 달만에 답글을 달아요~ 고마워요. 다다님~ 요즘은 바빠서.. 기록 못하고 있지만..
여유가 생기면.. 다시 기록하려고 마음 먹고 있어요^^
기록하는 습관은.. @에게 참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