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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오늘일기 - 지옥에서 천국까지
Level 2   조회수 63
2023-01-12 23:23:06


세줄일기 용으로 작성했는데,

긍정적인 마음이 전파되면 하는 마음에 첫 블로그 글로 작성해봅니다. 

지치지 맙시다, 우리들은 소중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이에요. 좋은밤 되세요 ㅎㅎ

ㅡㅡ


어제오늘일기 -  지옥에서 천국까지


1.오늘 가장 안좋았던 일: 

어제 다음날 시험 중간 휴식일을 앞두고, 아침에 먹은 약효가 떨어지자, 정말 극심한 우울감이 찾아왔다.  ‘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 날 답답하다는 듯이 굴었다.‘ 그제 에이앱에서 본 글이 그대로 눈앞에 펼쳐지자, 머리속으로는 평소처럼 수도 없이 이해가 갔다. 내가 가장 힘들게 힘들게 했던 사람이었으니 그럴만한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너무 많이 이미 닳고 닳은 마음이었나 보다. 불안과 자괴감에 눈이 퉁퉁부어 없어질때까지 혼자 책상에 앉아있었다. 어느순간 눈물이 멈추며 멍해지고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ㅇ충동까지 들었다. 도망치듯 집을 나왔다. 지옥이었다.

스스로 무서워서 동생을 찾아가서 병원방문부터 이제껏 있었던 모든 일을 토로했다. 동생이 이럴게 아니라 부모님 계신 본가에 같이 가자고 계속 설득했다. 의지박약으로 첨철된 사춘기이후로 내스스로 멀리만 했던 부모님에게 결국 끌려가듯 갔다.


2.오늘 가장 좋았던 일:

동생이 말했듯 내 10대 시절 기억, 생각보다 나의 부모님은 훨씬 아름드리 나무 같았다. 왜 진작 오지 않았나 싶었다.

6시간에 걸쳐 나와 엄마, 아빠, 동생, 그리고 도망치듯 온 날 쫓아와준 내 반쪽 남편까지 정말 많은 이야기를, 서로 일대일 그리고 다대일로 나눴다. 예상과 달리 날 20년간 부대낀 엄마는 의외로 담담했고, 너무나 따스했다. 서로가 이해되는 첫번째 날이었던 것 같다.

아빠는 항상처럼 날 안쓰러워했다. 그리고 결혼후 본가에서 함께 첫 밤을 지냈다. 

사춘기 이후로 성인이 된 후부터 내가 사랑하는 모두에게 거짓없이 솔직하게, 당당하게 있을 수 있던 적이 있었나. 콘 약효는 이미 지나가고 없었음에도 13살 이후로 십몇년만에 진정한 마음의 평화을 처음으로 얻었다. 

나에겐 내 가족이 있구나. 울음이 나면서도 너무 기뻤다.


오늘 본가에서 자고 일어나 엄마가 차려준 아침을 함께 먹고 , 나때문에 전날밤 급히 쓴 연차를 핑계로 간만에 둘이서 평일 대낮에 데이트를 했다.


도망치듯 나온 탓에 오늘은 약을 먹지 않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을 마음껏 만끽했다. 가끔은 주말에는 한번씩 안먹으면 어떨까 고민이 될 정도로 즐거웠다. 

진단받은 후 모든 생각이 @때문에, 탓에 였었다. 처음으로 @ 였기에, 그 덕분에 지금껏 남들보다 조금더 행복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한 날이었다. 이제껏 누구보다 즐겁고 다채롭게 살 수 있게 해줬던 이유였구나 싶었다. 


점심을 먹기 전 연애할때 자주 갔던 코인 노래방을 갔다.

이제는 노랫말이 잘들려서 일까, 노래를 부르고 듣고 싶었다. 누가 딱히 말하진 않았지만 번갈아가며 비상, 걱정말아요그대 이런 노래들을 서로 불렀다. 약을 먹기 시작한 후로 노래를 들으면 가사가 날아와 마음에 꽂힌다. 30분 내내 운것 같다. 전날과 또다른 안도와 기쁨의 울음이었다. 

병원에 다녀온 후 이 모질란 것, 못난 병덩어리 때문에 

한평생 나의 발목만 잡고 살았다고 생각했다. 노래를 듣고 있자니 좋았던, 안좋았던 일련의 시간들이 머리속에 스쳐지나갔다. 정말로 지나온 그 나날들이 그나름의 의미가 있었구나, 그래도 너 애쓰며 잘 살았구나 싶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책상에 앉았다. 

콘서타를 먹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라 약 없이 책상에 앉으니 나는 역시나 나약했다. 한없이 집중이 어려웠지만, 마음만은 오늘만큼 천국이 없었다. 


이 감정을 너무나 기억하고 싶어 긴 일기를 작성해본다.

얼마만의 행복일까. 

15년이상 고통 받았을 내 몸 내 정신을 치유하고 고쳐나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 좌절도 많이 하겠지. 

이제겨우 일주일인데도 엄청난 일들을 생각해보면 무섭기도 하다.


하지만 어제오늘 이 감정을 기억하자.

당당하게, 기쁘게 그러나 담담히 너의 길을 가자.

널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누구보다 스스로 아껴주는 걸 잊지말자. 

설령 남들과 다르더라도, 조금 더 자주 실패를 겪더라도 

난 충분히 사랑스럽다. 


3.내일의 목표:

오늘 힘들어 일찍 누웠으니 내일 시험치고 저녁에 퍼지지 말기.

그다음날 토요일 마지막 시험날까지 포기하지 말기!

그래야 주말에 쉬고 다음주부터 다시 달린닷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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