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날 알아볼 사람도없고 나와 비슷한 분들이 있다는 믿음에 용기내어 아주 개인적인 긴- 이야기를 일기처럼 풀어보려 한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어쩌면.. 공감을 바라기도 하는것 같다.. 난 사실 아직 나를 ADHD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중이다. 크게 문제 일으킨일없이 컸고, 남들보다 부족한것도 없었다. 이 이야기는 내가 왜 어떤 이유로 병원에까지 오게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처음 병원을 찾은 계기는 우울감때문이였다. 내게 닥친 이 문제를 도대체 어떻게 해결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누군가한테 물어봐도 답이 나오는 문제는 아니였기 때문에 사실 도와달라고간거기도 했다. 우선 내 병에 대해 얘기를 하려면 서론이 길지만 내 소개를 해야 할듯 싶다. 나는 배우이고, 프리랜서로 활동중이다. 대학 동기들과 극단을 만들어서 졸업을 한 이후로도 계속 같이 이것저것 만들며 작품활동을 하고있다. 해서 내 대인관계바운더리는 상당히 좁다. 즉, 만나는 사람만 계속 만난다. 내 생각에 크게 문제가 생긴건 2019년, 가장 친했던 동기 언니가 연출을 맡고 내가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아 공연을 올렸을 때다. 이 작품을 준비하며 관계가 많이 틀어졌다. 서로 많이 상처주고 서로 많이 실망하며.
내가 무언가 생각해 가고 연습시간에 연기를 하면 나는 준비해오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 왜 이렇게 연기했어? 라는 말에 우물쭈물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를 보며 다들 답답해 했고 나는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 간절하지 않은 사람으로 취급되어갔다. 모두가 나에게 심지어 남자친구(같은 공연팀이였다) 조차도 더 열심히 몰두해야 한다라고 아직까지도 말한다. 열심히만 하면 내가 남들보다 가진게 많아 진짜 잘할 수있는데 다들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화가난거였고,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한거라고. 내 기준으론 집에도 2주 3주씩 못들어가며 여기에만 몰두하려 노력한 것이였는데, 그냥 내가 실력이부족해서 못한것을 (연기는 눈으로 보이는 수치가 없으니 판단하기 매우 애매한것 같다) 모두가 다 너가 열심히 안해서 화가난다 라고 얘기하니 돌아버릴것 같았다. 하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 대본을 연습실에 두고가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 그때 같이 얘기하고 이해했다고 한걸 그다음주면 잊어버리고, 열심히 하는사람이 전날 이렇게 하라고 코멘트 한걸 까먹고 안하는게 말이 돼?' 라고 하면. 난 벙어리가 되어 잘못했다는 말을 할 수 밖에없었다. 남자친구는 '나는 너가 쉬는 날에 대본을 보고 따로 더 고민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 늘 집에서는 게임만 하고, 유튜브만 보지 않냐. 그게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거다.' 라고 말했다. 참고로 당시 공연 연습은 주중에 오후2시부터 밤11시, 나중에는 새벽2~3시까지 하기도 했다. 나는 연습일정을 따라가기도 벅찼다. '열심히' 라는 기준이 도대체 뭐지? 나이외의 다른 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자신을 빡빡하게 혹사시키며 공연을 하나? 내가 이상한가? 내가 나에게 너무 관대한건가? 이런 생각들이 가장 많이 들었다. 돌아버릴것 같았다. 정말로. 나도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열심히 하려 했다. 유튜브도 게임도 끊었다. 하지만 첫 단추가 잘못되었던 것 같다. 처음에 왜 그렇게 했냐라고 물을 때 틀리더라도 버벅거리더라도 내 할말 다 하고 그리고 그 이후에 그건 아니야. 라며 부정을 당했다면 지금 이렇게 까지 위축 되지는 않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연습이 계속 되고 어느샌가 나는 그 연출언니에게 숙제검사를 맡고 이 답이 언니가 생각한 답과 맞는지 틀린지 전전긍긍하고 혼나기 싫고 무서워서 벌벌떠는 학생이 되었고, 답을 내려주면 그저 하라는 대로 하게 되었다. 내가 한것들 대부분이 '아니다'로 판단이 내려지니 내 생각을 말하기 두려워졌다. 이해되지 않는 문제에 이게 왜 이렇게 되는지 이유를 다시 묻는것도 무서워서 그냥 했다. 열심히는 했다. 혼나지 않기 위해 열심히 했다. 내 이런 태도는 모두에게 다 보였을 것이다. 보러 온 모두가 연기 너무 좋았다, 공연 너무 잘봤다 라며 칭찬을 할때에도 온전히 기쁘지않았다. 내가 한게 아닌것 같았으니. 이번 공연땐 내가 또 잘못한건 없었나, 혼나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였던 것 같다. 실제로 공연때 연기를 하면서도집중하지 못하고
이런 생각들이 종종 들었으니 정말 제대로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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