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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은 예쁜만큼 쉬이 져버린다.
Level 2   조회수 91
2021-04-05 19: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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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다는 것을 알리듯 가로수의 벚나무들이 무수하게 꽃을 피웠다.

코로나로 꽃구경 안간지도 오래되어 이를 본 것만으로도 마음속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하지만 이도 잠시.

봄비가 이내 그들을 쓸어내린다. 

물론 이 비는 식물에 더 도움이 되는 생명수에 더 가까우나

인간의 마음으로는 그저 꽃이 빨리 져버리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누군가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란다.

그만큼 무언가를 즐기고 싶을 때는 금방 지나가버리고, 해야만 하는 일이 온다는 것이겠지.


@라고 진단받은 지 약 20일 정도 되었다.

어떤 블로그에서 본 투약일기와는 다르게 

드라마틱한 감정의 변환은 없었다. 

다만 약효가 있긴 있구나라고 생각될 뿐.

좀만 더 일찍 알았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알았으면 그 때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을텐데...


초반엔 그래도 약먹으면서 내 일 열심히 하다보면 진전이 있겠지 싶었는데

한 달도 안되서 다시 의지가 꺾인 듯 하다.

아마도 계속된 실패라는 경험의 중첩이

나를 겁쟁이로 만들어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은 편하기도 하지만,

금세 싫증이 나버린다.


사실은 나만 힘든건 아닌데...

다 힘들어도 그냥 가면쓰고 살아가는 것인데...

알고는 있지만 내가 알 수 있는건 내 마음밖에 없으니까.

아니 사실 내 맘도 잘 모르겠을 때가 더 많지만

그래도.



그래도. 

벚꽃이 지나간 자리엔

형형색색의 철쭉이 새로 찾아왔다.

그 철쭉이 진대도, 다른 꽃이 다시 필 것이다.

그러니, 그저 흘려보내면 된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아직 내 순서가 오지 않은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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