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을 맞이하고 일주 넘게 자취방에서 게으르게 지내고 있다. 학기를 마치고 나니 (희미하고 작지만) 계획한 바가 사라졌기 때문인 것 같다. 거의 폐인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다.
미리 컨택했던 연구실의 학부 연구생으로 방학동안 열심히 공부하고자 했지만 이번 학기 평점이 좋지 못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올라선 바람에 못할 것 같다. 혹시 몰라 알바를 구하려고 원서를 내보았지만 내는 족족 탈락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자취방을 정리하고 집으로 내려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단지 장소가 바뀌었다고 뾰족한 묘수가 튀어나올 리는 없지 않은가.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영어, 알고리즘, 운동 정도인데 누구의 감독 없이 홀로 이것을 잘 해낼 수 있을지부터가 의문이다.
위의 목표를 해내면 정말로 대단한 일이겠지만 무엇을 위해 위의 것들을 해내는지 동기가 부족해서 곧바로 포기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값지게 보낼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