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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ADHD 이야기
Level 1   조회수 375
2020-08-24 17:55:52



ADHD 진단받다


원래 나는 작년 말 부터 우울증이 심해져서 꾸준히 올해 2월 부터 정신과약을 복용중에 있었다.

먹고 있던 약은 브린텔릭스, 아빌리파이

약을 먹던 중 갑자기 조증 처럼 자신감이 넘치고 잠을 안자도 괜찮은 증상 등이 이어져서 조울증 (양극성장애) 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가지고 좀 더 지켜보고 있는 중이였다.

나의 부주의한 실수들, 그로인한 스트레스, 하고 싶은 일에대한 과몰입과 더불어 하기싫은 일은 끝까지 미루는 이런 것들을 상담하며 선생님께서 ADHD 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검사를 진행해보자고 하셨다.

그게 유명한 cat검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집중력 검사를 통해 최종 ADHD임을 진단 받았다.

(검사비용 7만원)


약 복용 시작


1. 1 주 차 : 콘서타 18mg


맨 첫주는 콘서타 18mg로 시작 하였다.

약을 먹은 순간 뭔가 내 안의 모든 부품들이 묵직해지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 전까진 내 안이 가벼운 깡통로 되어있었다면 몸이 철 같은 무거운 금속 재질로 바뀐 느낌?

그렇다고 갑자기 집중이 잘되거나 하는 효과는 없었고 대표적인 콘서타 부작용인 식욕부진,빈맥등도 없었다.

효과도 부작용도 없었던 1주 일.


2. 2주 차 : 콘서타 27mg


첫 주 먹은 후의 이야기를 선생님과 공유 하였고 27mg로 증량하였다.

증량 후에 약간의 심장떨림과 식욕부진이 있었지만 심각하진 않았고 기분 탓인진 모르겠지만 집중력도 살짝 올라가서 회사가는게 더이상 싫진 않은 정도가 되었다. 예전엔 일하면서 뛰어나가는 상상, 달리는 상상 등 답답할때마다 그런 상상을 하며 일을 했었는데 그런 잡생각 없이 일에만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다른 후기처럼 드라마틱한 효과도 없었음.


3. 3 주차: 콘서타 36mg


한 단계 더 증량하였다.

이 이후엔 식욕부진이 좀 심해졌고 심장이 좀 빨리 뛰는게 느껴지게 되었다. 집중력도 조금더 상승한 느낌. 부작용도 효과도 갑자기 확 증가한다기 보다는 살짝씩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였는데 부작용이 일상생활에 지장이 되지 않았고 효과는 꽤 괜찮아서 나름 만족 스러운 한주였다.

다만, 이때부턴 일이 정말 많아져서 계속 야근을 해야했고, 야근후에 집에오면 바로 자고 싶지가 않아서 또 잠이 오지 않아서

잠을 조금씩만 자게 되었다.


4. 4 주차: 콘서타 45mg


혈압을 측정 후 혈압이 약간 높아졌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서 혈압조절제인 인데놀을 추가로 받고 콘서타 약도 증량하였다.

이약은 확실히 나에게 과해서 과한 각성으로 안절부절 못하고 집중도 오히려 잘 되지 않았다.

내 안의 속도가 빠르게 증가해서 내 몸이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였다. 심장도 빨리뛰는게 느껴지면서 손발이 떨렸다.

특히 커피같은 카페인 음료를 먹으면 심장이 너무 빠리 뛰어서 심장이 터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5. 5주 차 : 콘서타 36mg로 다시 감량


나에게 45mg는 과했던 것으로 선생님과 이야기후에 다시 36mg로 내렸다. 그리고 나서 다시 안정을 찾았다. 증량했다가 내리니까 나에게 맞는 용량은 36mg라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그 이후엔 집중도 잘되고 일을 일단 시작하면 잡 생각 없이 야근까지 쭉쭉 이어나갈 수 있어서 좋았다.


6. 9주 차에 접어드는 지금


약이 익숙해 진걸까.

처음의 효과와는 달리 약도 계속 먹다보니 점점 집중력이 떨어지고 중간에 나가서 바람쐬는 일이 잦아졌다. 이 시기부터 지금까지 일이 너무 많아져서 약을 먹어도 그 자체가 버겁게 느껴졌기에 피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은 나의 기질이 다시 스멀스멀 나오는 중이라 일하는게 다시 싫어지고 있다.

콘서타의 부작용으로 불면이 있는데 이전 까진 그냥 그럭저럭 자던 것들이 일이 많아짐과 동시에 졸려도 자기가 아까워서 일부러 안자면서 수면부족이 극심해졌고 그 결과로 우울지수도 다시 증가하며 사람자체가 좀 우울해졌다.

또한,스트레스 때문에 약효가 떨어지는 밤이면 엄청 매운음식이 땡겨 폭식하고 스트레스를 풀기위한 수단으로 충동적인 쇼핑이 잦아졌다.

약의 부작용인 식욕부진은 심해졌고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음), 빈맥은 아예 없어졌다.

지금 내가 겪고있는 불면, 우울함, 충동성의 문제들은 약의 부작용이라기 보다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약의 효과조차 이겨내서 여러가지 문제들이 생기고 있는 중 인 것 같다.



결론



어느 덧 약을 먹은지 두 달이 넘어가며 여러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얻어서 나도 모르게 약에 굉장히 의지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약을 먹으면 집중이 잘되니까 '잠은 좀 덜 자도 되겠지', '지금 배고픈건 약효가 떨어져서겠지' 등등 모든 것을 약을 기준으로 판단해왔다.

약이 만능치료제는 아니다. 모든 나의 충동을 억제해주고 내가 하기싫은 일도 다 하게해주는게 아니라 내가 삶을 잘 영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제 정도라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내가 고치고 조절하고 싶은 부분은 약의 도움을 받아 내가 스스로 바꿔나가야 하는 부분임을 최근에 깨닫게 되었다. 내가 잘 자고 잘 먹고 좋은 정신으로 살 수 있는 핵심은 내가 스스로 좋은 마음을 먹고 잘 먹고 잘 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약은 결국 평생 먹게 될 수도 있겠지만 더 좋은 삶을 위한 동반자로써 약을 잘 활용하며 같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진단 받았을 때는 사실 좀 우울했다. 우울증은 괜찮았지만 ADHD는 내가 인식하기에는 정말 병 이라는 느낌이라 정말 환자라는 생각이 들어 거부하고 싶었다.

지금은? 나름 잘 받아들인 것 같다. 나는 남들과는 다른 핸디캡을 타고난 것이고 그걸 약으로 치료하며 내가 평생 갖고가야 하는 것임을 인지하고 있다. 좀 우울하기도 하고 힘든일은 언제든지 다시 생겨나겠지만 내가 나를 다독이며 잘 해쳐나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고 그 과정에선 나는 약의 도움이든 상담의 도움이든 어떤 도움이든 받아들이며 앞으로 천천히 나아갈 것 이다.

최근에 성인 ADHD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다같이 힘내면서 극복해나가기를 기원하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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