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라는 걸 알게되고 스스로를 의심하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은데
콘서타 처방 후 나아진 것을 체감하고나니
그 동안 이게 병인줄 모르고 보내왔던 시간이 허탈하고 억울하기도 하면서도 지금이나마 마음의 무게를 덜게 되어서 다행스러운 기분이 든다.
그래도 이 약이라는게 만병 통치약이 아니라서일지
혹은 지금껏 거의 평생을 @에 묶인채 살아와서일지
여전히 뜻대로 안되는 일이 좀 있는데..
그건 바로 '간결하게 말하기'
요즘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일이다.
대화를 하거나 누군가의 질문에 답을 할때
난 뭐 그리 완벽하게 앞뒤 정황까지 설명하려고 하는지... 예/아니오 로 답해도 될 것들을 주구장창 설명하는 일이 참 많았다.
웃긴건 그렇게 길게 설명을하고나서 마침표를 찍어야하는데
설명이 길어지면서 내가 뭘 말하려했는지 까먹는 바람에 요점을 벗어나는 일이 많아졌던 것이다.
친구관계나 가족간의 대화에서야 큰 문제 없지만 직장내에서 이런 문제를 겪으니 여러모로 스트레스가 됐던 것 같다.
대답이 필요한 순간, 어떤 방식으로 대답을 어떻게 할지 선택하는 시간을 요즘 스스로에게 주고있다.
약도 먹고있어서인지 생각보다 뜻대로 잘 되고 있어서 참 편하다.
하고싶었지만 제대로 할 수 없었던 말이나
하지 않았다면 좋았을 말들
좀 더 잘 할 수 있었던 말들이 있었던 순간순간들이 머릿속을 지나간다.
'누구나 하는 실수들이야'이라는 말로도 위로가 안되던 그때의 나는 얼마나 스스로를 원망했던가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 자신을 사랑하라' 그 한마디를 실천하지 못해서
나와 타인에게 적지 않은 상처를 주고 살아왔던 것 같다.
이런 일들을 떠올리는 것조차 가슴이 철렁거리는 나약함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그때의 나를 조금 놓아주고.. 별거 아닌 실천 하나로 한스텝 더 밟고 올라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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