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조금씩 깊은 우울증세로 넘어가고 있다. - 10시간 넘게 자기 시작했다. 낮에도 자고 밤에도 잔다.. - 규칙적으로 가던 반려견 산책을 미루고 미루다 간다. - 냉장고를 뒤져 달거나 짜거나 인스턴트에 가까운 음식을 마구잡이로 먹는다. - 먹고 안치운다. - 머물던 자리가 너저분하다. - 안씻고 버티다가 겨우 씻거나 혹은 내일로미룬다. - 모든게 귀찮고 부질없게느껴진다. - 온 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일으키기 무겁고 힘겹다. - 며칠새 배가 나오기 시작했고, 몸이 붓는게 느껴진다.
ㅇ 오늘 아침에 일어나 수면시간을 추적해보니 대략 14시간을 잤다. (창피하다.창피하라고 글로 남겨본다...) 일어나고보니 오랜만에 머리가 맑은 기분이 들었다. 이유가 뭐지? - 남들에비해 수면효율이 좋지 않아서 오래 자야하는건가?(오늘 하루만큼은 졸린것도 조금 완화되었다.) - 제대로 쉰거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제야 나 스스로를 다 놓은 거라 그런가?
ㅇ 예전에 관속에 누워 땅속으로 들어가버릴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을때에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지금은 '그때만큼은 아니니까 괜찮아'라고는 하지만, 정상수준은 아닌 것 같다. 난 그때 어떻게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던걸까.
ㅇ 그때와 달리 지금은 반려견이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나의 우울함과 무기력증으로 피해를 보는 소형견 L모씨. 최근들어 오랜 악습을 다시 시작하고있다. - 이유없이 앞발을 핥고 또 핦는다.
ㅇ 공연히 앞발을 핥고 또 핥는 동생을 보면서 죄스러운 마음에 겨우 밖에 나갔다왔다. 오늘따라 떼쓰지않고 집에 얌전히 돌아오는 동생에게 이유가 뭔지 말을 걸고싶었다. - 미안. 내가 요즘 많이 힘들어. 나 덜 힘들게하려고 고집안부린거야? 미안해.
ㅇ 내 오래된 고질병 중에 하나는, 내 마음속에서 해야한다고 하면 청개구리처럼 하기 싫은 마음이 강하게 들 때가 있다. 스스로를 조금만 밀어붙이면 붙일수록 저항이 크게 일어나서 더 안하려고한다. (그럼 반대로 밀어붙이면 될것 같은데 그게 또 되질 않는다..) 요즘 그 마음이 들기 시작한것같다.
ㅇ 지금의 내 상태를 어딘가에 기록해야 추이를 잘 볼수있을것 같아 부끄러워도 남겨본다. @때문에 더 게으르고 실행력이 떨어지는지, 우울증세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아주 오랜만에 잘 잤다는기분을 13시간수면으로 느꼈다는게 의아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