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할 일을 제 때 할 수 없는 것. 전혀 할 수 없는 정체상태에서는 벗어났지만 미루기의 문제는 평생 나를 따라다녔고, 여전히 고민거리다.
완벽주의와 강박에 대해 알아보다가 정신건강의학신문을 읽게 되었는데
거기에 달렸던 답변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서 이해한 대로 적어보기로 했다.
이틀 밤을 새야 완성할 수 있는 양의 일이 있다.
마감일이 일주일 후 일때 어떤 방식으로 일을 처리할 것인가?
대개 빨리 하고 쉬거나, 꾸준히 과하게 힘들이지 않고 하는 것. 두 가지 중에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완벽주의 경향이 강한 사람은 남은 기간 내내 최선을 다해도 '완성'할 수 없으므로
빨리 하고 쉰다는 선택지도 나눠서 조금씩 한다는 선택지도 없이,
시작이 빠를수록 고통받는 시간만 길어진다.
그러니까 일을 미루다가 마감기한에 닥쳐서 일을 하는 건
고통을 최소화하면서도 일을 처리하기 위한 최선의 대처방법일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 이야기가 얼마나 타당한지는 둘째치고.
일을 미루다가 막판에 처리하는 이 습관은 그 자체로 개선해야할 문제로만 여겼지
또 다른 문제에 대한 결과일거라는 발상은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밉게만 보였던 내 행동들이, 그저 골칫거리가 아니라
나름 잘 해보려고 했던 노력의 결과라면 스스로를 덜 미워해도 되지 않을까. 납득하지 못하면 행동하지 못하는 고집 센 나에게 나를 사랑해도 된다고 말할만한 근거를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