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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ADD의 한탄
Level 2   조회수 258
2020-02-05 03:54:59


오랜만에 남기는 글이다. 페퍼민트 차 향기에 힘내서 정신줄 붙잡고 글을 써본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다. ADHD가 아니라고....

가족은 물론 약먹는걸 알면 주변의 반응_ 넌 멀쩡한데 약 위험한데 왜먹냐? 특히 조심성 많은 가족은 더욱더 난리다 . 내력상 심장계통이 안좋다보니 더 그런다. 책을 주면서 여기에 그 약 안좋다고 써있다고 읽어보란다. 그러다보니 에이앱도 약도 한동안 멀어져 지냈던 것이다. 


마음이 착잡하고 무겁다. 초조해진다... 20대 때는 내 자신을 알려고 이해하려고 심리학책을  뒤적거렸다. HSP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남이 못듣는 멀리서 나는 소리를 듣고있고 냄새에 민감하고 그래서 그냥 많이 예민한 사람인가 했다. ADHD에 대한 설명은 딱 맞는듯 아닌듯..더 찾다보니 여성의 ADHD나 조용한 ADHD까지 알게되고 아..이거구나 확신했다. 좀 모자란 눈치 사회성 의도치않은 이기적인 성향..심하면 자폐적인 성향...그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인간관계를 오래 끌고 가기가 힘들었다. 대화할 때 딴곳보고 얘길하고 눈을 보질않았고 사람들도 내가 좋은의미로 4차원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했다. 그러니까 내가 나쁜사람은 아닌데 4차원이라 가까이 가기 힘들다는 뜻이 아니었을까...그땐 나도 나를 몰라서 무슨 의미일까? 나는 튀는행동 안하는데..이러고 있었다.


지금 오래 만나는 연인은 나랑 비슷한 성향이다. 그러니까 오래가는거 같다. 사회성이 높거나 약은 사람도 만나봤는데 내가 사과받아야 하는 상황도 나중에 정신차리고보면 사과하게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사회적 지능이 또래보다 낮기때문에 구워삶기 좋은 성향이다. 

조금만 기쎈 사람 만나면 인생이 지옥이 되었다. 심지어 7살 어린 동생도 더 가까이 있으면서 숟가락 갖다달라고하고 2살 위 언니는 이렇게 나이가 먹었는데도 갑자기 팍팍 때린다. 눈치가 없다며ㅠㅠ  인간관계가 어렵다보니 잠수도 많이 탔다. 소심하고 잘 놀래다보니 작은일도 크게 느끼고 작은 언덕 오르는게 숨이 찬 것 같다. 아직도 올라야할 산이지만 지금은 최소한 내가 이렇다라는건 인지하니까...


내가 ADHD가 아니었다면 내가 아니겠지만ㅋㅋ어떤 다른 삶을 살까 상상도 해본다. 연인도 가족도 재촉하진 않지만 이제는 내가  너무 초조해진다. 


하기 싫은걸 계속하는 힘이 집중력이라고 한다. 책을 좋아해서 책을 잘읽는다고 하니 의사가 그럼 ADHD는 아닌것같다고 했는데 그분은 집중력의 정의를 잘못 아신것 같다. 동네 병원가서 그런가..ㅠㅠ

이런식으로 의사가 봐도 말을 멀쩡하게 하고 차분한 말투에 책도 읽는다니 ADHD가 아니라고 가짜로 약을 타러온게 아니냐는 의심도 받았다. 연인이 봐도 책 빨리 읽고 기억력좋다며 절대 아니니까 약먹지 말라고 지독하게 말린다. 몰래 먹자니 거짓말하는것 같아 약을 끊었더니 처음으로 돌아간다. 혼자 이겨내보겠다는건 대단한 정신적 충격으로 사람이 변하는 수준이어야 달라질 것 같다. 


첨부파일easter-bunny-95096_640.jpg (58.4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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