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신년회에서 보드게임을 하는 중, 조금 떨어진 곳에서 모여 이야기를 하던 회원들의 대화: 비정형 우울증에 대한 대화 내용이 들려와서 귀를 기울였다. 너무 내 이야기 같아서 그만 ㅎㅎ
음... 평생 얕은 우울감에 절어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은 하며 살긴 했는데, '우울증'은 나와는 항상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결국 우울증 또한 증상이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가?
진료 날, 의사 선생님에게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보았다.
자기혐오적 생각이나 자기 파괴적인 행동 없이, 감정 기복도 늘 미미하지만, 이렇게 일상 속 마주치는 다양한 해프닝에 참 감흥이 떨어지는 내가 우울증이라고 볼 수 있는가?
그리고 중요한 선택을 자꾸만 미루고 회피하는 게 그와 관련이 있는가? 등등 질문하는 대로 선생님은 답변해주셨고 브린텔릭스라는 새로운 약을 소개해주며 내 동의를 얻어 처방해주셨다.
그날부터 처방받은 대로 그 약을 자기 전에 반 알씩 먹었다.
약빨이 애매한 것 같았다. 게다가 콘서타는 여전히 헛짓거리에 대한 집중만 도와주었다. 평소보다 자기반성을 더 많이 하고, 대뜸 새 컴퓨터를 장만하는 등 행동에 변화가 있긴 했는데 여전히 별 일 없이 하루가 훅 훅 지나가는 이 상황이 나아지지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은 선생님과 상담하여 콘서타를 줄이는 대신 브린텔릭스를 증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다음부터는 브린텔릭스에대하여, 개인적인 경함담일 뿐이지만 새롭게 등장한 향정신성약물인 만큼 다른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후기를 적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