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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계획을 세우지 않기로 했다
Level 3   조회수 733
2020-02-18 01:24:50


늘 부족하다 생각해서인지, 삶에 어떤 틀을 세워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AD를 갖고 살아가는 방법을 나름대로 연구해가면서, 나 자신에 대한 기대를 많이 내려놓으려 했고,

'작은 계획'을 강조하는 여러 미디어의 말처럼 작은 습관을 들여보려 내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보기도 했다.


하루에 ~~ 하나만 하기. 일주일에 몇 번 ~~ 하기.


하지만 매일매일 꾸준히, 일정기간 간격으로 꾸준히, 일정량을 꾸준히는 도무지 어려웠다.

내가 계획을 지키지 않거나,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지 않을 때면 늘 초조하고 불안하기 바빴다.

하루만, 한번만 약속을 어겨도 나는 실패한 것 같았다.


점차 신경쓸 것들이 불어나 허용치를 넘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부담감이 상당했고, 결국 또 나는 계획한 일들을 포기했다.





모든 걸 잠시 내려놓고 생각해봤다.


그간의 모습을 봤을 때 나는 '매일 꾸준히', '일정량 꾸준히'가 힘들었다.

또한 그것들을 가시적인 계획으로 세웠을 때 지키기가 어려웠다. 난 그걸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서 그 무질서함을 허용하기로 했다. 나의 충동성을 묶어두지 않고 적절히 풀어주기로 했다. 그렇게 해도 삶이 무너지는 게 아니었다.




*




다음은 계획 그리고 일상생활과 관련해 미디어에서 한번쯤은 본 적 있는 말들일 것이다.

물론 좋은 말들이고, 누군가에겐 잘 맞는 방법이겠지만.. 난 아닌 것 같아서ㅎ


나는 좀 다른 얘기를 해보고 싶다.



목표를 가시적으로 세우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라

-> 목표를 암묵적으로 세우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자. (당분간은. 일단 무슨 일을 하든 부담스럽지 않는 게 우선이다. 어떤 일을 전보다 오랜기간 지속할 수만 있다면 충분하다.)

그리고 내 기준치에서 내키는 만큼만 하자.


매일 얼마만큼 꾸준히 / ㅇ일에 ㅇ번 꾸준히

-> 원하는 범위 내에서 무질서 허용하기 (어떤 일(ex.장보기)을 꼭 주기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 / 영어회화를 하루에 한번씩 숙제처럼 하지 않는다. 이틀에 한 번일 때도 있고 보고 싶을 때 유튜브나 책 등으로 영어 컨텐츠를 찾아보고 따라해보기도 한다. 그냥 일상에서 궁금한 영단어가 있으면 그때그때 찾아본다. 부담이 사라지니 접하기도 쉽다. 단번에 어떤 수준에 이르기를 원하기 보단 정말 놀이처럼 하고 있다. 어제보다 오늘 좀 나아지면 그걸로 충분.)


부지런히 일상 관리하기

-> 가끔은 회피할 곳도 필요하다. 내 귀찮음을 대신해줄 것들을 마련해두면 좋다. (전보다는 설거지를 자주 하는 편이지만, 귀찮을 때가 있다. 이럴 때 어딘가에서 받은 나무젓가락을 쓴다. / 밥하기 귀찮을 날을 대비해 즉석밥을 사둔다. / 추운 날 직접 장보기 귀찮으면 새벽배송을 시킨다.)





p.s. 인생을 통으로 무계획을 추구하라는 말은 아님.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은 회피하지 않는 노력 필요.

다만 온갖 걸 끌어안으려다 지치고 자기비난하지 않기 위해서, 신경 쓸 일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위와 같은 것들은 생각해볼만 하다.


(저처럼 온갖 걸 다 신경써서 머리아팠던 분이 아니라면.. 상관없는 글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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