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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또 회사를 그만두었다.
Level 3   조회수 863
2020-08-12 13:00:00

아버지께서는 IMF 시절 사업이 망하고 일용직노동자로 일하셨다.

직장을 다녀보려고 하셨으나 취직이 안되어 현장 일을 시작하다보니 계속 하게된 것같다.

일정하지 않은 수입과 부서져가는 몸 때문에 어머니께서는 작은 직장이라도 좀 편하게 일하시길 바랬다.

아버지가 첫 직장을 가졌다.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한달도 채 되지 않아 그만두셨다.

두번째 직장은 이모부께서 하는 회사였는데 무단으로 결근을 하고 결국 그만두셨다.

그리고 지난달 고모부의 도움으로 작은 회사에 들어가셨다.

내게 엑셀사용법을 물어보며 이것 저것 열심히 하려는것 같아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 어머니께서 정말 기뻐하셨다.

그러나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지금. 오늘.

아버지께서 또 직장을 그만두셨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오늘 나는 회사 면접이 가기싫어 서울까지 와서 다시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린다.

너무나도 참담하다.

아버지의 모습이 나의 모습같다.

불같은 성격, 화를 참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사람들과 자주 싸우는 것을 말리던 기억이난다.

나도 직장에 다니지 못하거나 적응하기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뒤집고다니며

한없이 무너졌다.

회사를 그만 둔 남편과 면접에 가지 않는 아들을 둔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보기 힘들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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