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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빡빡이다!
Level 2   조회수 64
2020-12-17 20:59:40

인터넷 밈 중에 '나는 빡빡이다!'라는 것이 있다. 게임 '바람의 나라'에서는 캐릭터가 죽으면 부활하긴 하지만, 살아있을 때 가지고 있던 모든 아이템이 죽은 그 자리에 떨어진다. 다른 캐릭터가 이것을 주울 수는 없으나, 대신 주인이 오기 전에 미리 아이템 더미를 깔고 앉아 있으면 주인이 오더라도 아이템을 회수할 수 없다. '나는 빡빡이다!'는 이를 이용해 죽은 사람을 놀리는 과정에서 나온 밈이다. 요즘 나는 '나는 빡빡이다!'라고 외치고 싶다. 세상 만사가 나에게 악의를 품고 다가오는건 아니지만, 이따금씩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나의 마음을 좀먹는다. 중요한 건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일이다. 이루어지지 않을 기대는 이제 하지 말고 앞으로 있을 일만을 생각하자. 허망하게 보낸 시간을 아까워하지 말자. 아까워하다 과거가 현재와 한 데 섞여 같이 흘러갔을 뿐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줄에 얽매여 몸부림 치고 있다. 그저 한마디 외치며 지나치고 싶다. 나는 빡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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