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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이야기. ( 한탄주의 // 우울주의//)
Level 2   조회수 173
2021-01-21 02:22:17

 죄송합니다,, 푸념 글입니다. 혼잣말이구요. 부정적 에너지가 발산될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너무 슬프다. 우울하다. 무기력하다. 지금 글을 작성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서, 현재 감정을 표출해야겠다.

 나는 2년째 자격증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시험에서는 소수점으로 고배를 마셨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피가 거꾸로 솟는다'라는 표현이 괜히 만들어 진게 아니더라, 몸소 체감했다.

한동안 해당사이트에 로그인, 로그아웃을 반복했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이게 진짜일리 없어", " 이건 꿈이야"를 마음속으로 외쳤다. 하지만 현실이었다. 나의 글이 다른 이들보다 부족했던 것임을 받아들여야 했고 이렇게 비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그럴 상황이 못됐으니까. 어떻게든 이성을 주입하여 "괜찮아, 아직 젊어 1년 더 한다고 늦지 않아", " (완벽주의 특) 1년 동안 해당 학문의 깊이를 느껴보자" 라는 등의 주문을 외웠다. 그리고 건설적인 행동이 필요했다. 지금 시점에서 무엇을 해야할까? 문득 그 간 연락하지 못했던 지인들이 떠올랐다. 나는 adhd라 나의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일체의 것, 핸드폰 등을 멀리해야만 했다. 특히 카톡, 수험기간동안 카톡을 탈퇴하고 항상 핸드폰의 전원을 꺼둔 상태로 생활해야만 했다. 그래도 어머니와, 지인 중 최측근들과는 연락을 나눴다. 그 외의 지인들과는 단절된 채로 시간을 보냈는데, 그들에게 나의 소식을 전하고 그들의 그것또한 접하고 싶어 하나 둘 연락할 준비를 하였다.

 하나 둘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였고, 나의 불합격 소식을 전달했다. 위로의 쇄도가 이어졌다. 그들에게 연락하기 이전까지는 멘탈이 회복된 줄 알았는데, 역시 회복탄력성하나는 좋구나 하면서 오만을 떨었는데, 아니었던 것 같다. 정말 너무 비참했다. 그들에게 나의 불합격 소식을 알리는 것이 마치 나 불합격했다. 라고 자랑하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꾹 참고 소식을 하나하나 전한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향후 1년동안 수험생활을 하는 데 방해가 될 것만 같았다. 여기서 잠시 샛길로 새자면 나는 고독에 꽤나 강한편이다. 외동이었고,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머니가 도맡아 나를 책임지셨다. 그래서 나는 항상 홀로 집을 지켰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랬다보니 골방에 갇혀 공부만 하는 것이 그리 새로운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인들에게 연락을 청한 이유는 로빈슨 크루소처럼 고립된 나를 받아들이기 싫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과 관계를 지속하기를 원했고, 나의 소식을 전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이었다. 곧 수험생활이라는 긴 터널속에 들어가, 다시금 그들과 단절된 채로 살아야 하니까. 그간 그들과 나 사이의 닳고 닳아진 밧줄을 어떻게든 붙잡아야 하니까,


 보통사람 같으면 이렇게 신경을 쓰면서 연락을 하는 것보다는 시간적 간격을 두며 정기적으로 연락을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주의력이 한 번 분산되면 다시금 본래 과업으로 돌아가는데 상당한 비용이 든다. 그래서 공부를 할때면 주의력을 흔드는 모든 것들을 원천차단 해야한다. 인간관계는 특히나 오고 가는게 있기에 더더욱, 카톡,문자는 발신과 회신사이의 간격이 전화의 그것보다 멀기 때문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대화를 마무리 짓고 싶어서 공부를 못한다. 그래서 최측근처럼 언제든 전화로 서로의 소식을 주고 받는 관계가 아니라면 되도록 피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왜이러는 걸까, 무덤덤하고 싶은데, 이러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그러니 나는 수험에 집중하기 이전에 몰아서 연락을 해야했던 것이다. 


  이런 식으로라도 하지 않으면 그들로부터 버려질까봐, 사실 내가 바라고 있는 직업도 사람들로부터 버려지지 않기위해서 해당 직업에 집착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어떻게든 나의 가치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다, 나는 자존감이 무척이나 낮다. 나한테 너무나 엄격해서 그런지 웬만한 성취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저 그정도로 안주하냐며, 나의 뇌를 채찍질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 자신을 학대해온 것 같다. 남한테는 그렇게 관대하면서 정작 세상에서 가장 소중히 다뤄야할 내 자신에겐 성인들의 잣대를 들이 민 것이다. 공자,노자,붓다, 지저스 등 도덕성의 기준이 되는 자들처럼 되길 바란다. 지나친 이상주의자이다. 참. 이렇게 글을 쓰면서 느끼는 바는 "너무 어이가 없다"이다.


  좀 더 나를 갉아먹는 요인을 살펴보자면 사회적 평판을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점을 빼놓을 순 없다. 솔직히 타인에 그닥 관심을 가지지 않을텐데 지나친 자의식 과잉이지 않나 싶다. 근데 이를 충분히 인식함에도 그리 사회화가 되어서 인지, 나의 기본값 인지 떨치기가 힘들더라. 특히, 내 기분보다는 남의 기분이 우선이다. 그래서 그런지 공감능력이 높아 타인의 감정을 잘 헤아리는 편이고 항상 청취자 역할을 자처하며 다른 사람의 고민을 잘 들어준다. 정작 나의 고민은 다른 사람들한테 표출하지 않는다. 내가 부족한 사람처럼 보일까봐의 우려도 있지만, 나의 부정적 에너지로 말미암아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힐까봐. 앞서 나의 지인들과 소식을 주고받는 과정에서도 시험을 보고 합격자 발표까지의 3달간 하루하루 불안 속에서 살았던 고통, 소수점차이로 낙방한 현재의 아픔을 감추며 괜찮아 내년에 합격하면 되지~” 라는 말로 일관했는데, 그들 또한 고통 속에 살아가는 하나의 현대인이기 때문에 나의 속내를 털어놓기 힘들었다.

 이런 복합적인 요소들이 누적되어 현재의 나를 아프게 하는 것 같다. 콘서타를 1년 동안 잘만 먹었었는데 생전 경험해보지 못한 우울&불안 증세가 나타난다. 이런 증세들이 나의 원활한 사고과정을 방해한다. 그래서 수십번 닳게 본 문구들이 머릿속에서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쉽게 설명하지도 못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이렇게 되니, 올해 꼭 합격해야만 하는 나는 불안증세가 악화되고 이것으로 말미암아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오늘도 그랬다. 나 정말 설거지 잘하는데 그리고 설거지 할 때마다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어 좋아하는데, 아침에 담가놓은 그릇이 아직도 싱크대에 있다. 아침 이후로 어떤 것도 먹지 않고 무기력한채 침대에 누워있었다. 글이 마무리 되어 가는데, 마무리 하고 설거지는 하고 자야지, 내일 아침밥 먹으려면,

 내가 지금 너무 아프지만 이겨내야한다. 너무 아파서 나의 한계를 자의적으로 규정하고 일부를 포기하려 했었는데, 그냥 갈때까지 가보련다. 나 공부시키느라 학창시절부터 헌신하신 우리 어머니를 봐서라도, 반드시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다. 당신의 유전자와 희생이 낳은 결과가 이렇다고 내가 증명하고 싶다. 올해도 후회 없는 한해가 되도록 나를 움직여야겠다.

어차피 이 고통 또한 지나갈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땐 그랬었지 하면서 웃을 날이 오기를.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니까. 


 끝으로, 에이앱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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