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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게 단약을 1주일 했다.
Level 3   조회수 237
2021-05-19 15:43:04

나는 콘서타 54미리 + 메디키닛 20미리(추가약)를 복용할 정도로

고용량의 메틸을 복용해야 약효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약을 전혀 먹지 않거나, 낮은 용량을 복용할 경우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여 산만하고 어수선한 환경에 24시간 동안 방치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번 달에 생활비 지출 계획을 잘못 세워, 다음 용돈을 받기 전까지 1주 정도 궁핍한 상태로 지내야만 했다.

(무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가지고 있던 비상금은 최소한의 병원비로 모아두었던 돈이었는데

본가로부터 반찬과 쌀을 지원받기 전까지 집에 먹을 것이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이 돈으로 먹을 것을 샀다.


1주일 정도 약 없이 지내는 것이 나에게는 큰 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생활 습관 전부가 쉽게 무너지는 것을 몸소 체험해야 했다.


어렵게 돌려놨던 수면 패턴이 다시 어그러져 밤에 일어나고 낮에 자기 시작했다.

시도때도 없이, 머리가 아픈 것와 관계 없이 잠이 밀려왔다.

공부는 뒷전이고 과제는 기한일에 맞춰 간신히 제출하는 데 그쳤다.


신기한 것은 대면 수업과 알바(오프라인 수업)은 빠지지 않고 갔다는 것이다.

물론 퍼포먼스는 형편 없었다.


과거 심한 우울증을 앓았을 때 침대 밖에 나갈 힘이 없어 계속 누워 있으면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많은 양의 음식을 먹어 급격하게 살이 쪘었다.

이번에 그 암흑의 시기가 다시 도래한 기분이었다.


다행히 생활비가 들어와서 곧장 병원에 가 나의 상태를 보고하고 약을 받아왔다.

약은 증감 없이 평소 먹던 양 그대로이다.


다시 약을 먹고 나니 의욕이란 것이 다시 솟아난 것 같고

오랫동안 한 일을 진득하게 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그동안 미뤄뒀던 플래너 정리와 가계부 관리를 마쳤다.

적는 와중에 아무런 의미 없이 흘려보내기만 했던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


나를 아까기 사랑하며 돌볼 줄 알아야 함을

다시금 깊게 느꼈던 시간이었다.

더이상 같은 실수로 무의미한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게 각별히 신경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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