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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는... 결혼도 연애도 말아야 하나봅니다.
Level 3   조회수 1638
2021-06-09 17:31:18

푸념할 곳이 없어서 간만에 여기 왔다가 남겨봅니다. 

사는 게 너무 힘드네요. 


ADHD는 누구랑 결혼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냥 너무 힘드네요.

타인에게 이해 받지 못하는 ADHD는 더욱이요


그리고 ADHD랑 ADHD랑은 만나면 안되는 것 같아요. 물론 당시에는 몰랐지만... 

적어도 상대를 이해해줄 마음이 있는 사람이랑 만나야 해요. 

뭐 그건 ADHD든 아니든 누구든 당연하겠지만요.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ADHD인 걸 알았을 때도, 몰랐을 때도... 


10년 만난... 결혼을 약속한 사람인데

몇년동안 동거하면서 거의 사실혼이라고 생각했는데 

딩크족이라 아이와 다름 없는 존재도 키우고 있고요. 


ADHD이기 때문에 힘든 문제들...

정리를 잘 못하고, 자꾸 잊어버리고... 

물건 두고 깜빡하는 경우도 많고.

청각으로 학습하는 게 부족해서 대화하다가 자꾸 놓치고 했던 말을 잊어버리기도 해요.

토씨하나 안 틀리고 기억하기? 그런 거 저에게 불가능합니다. > 하지만 저에게 일일이 지적하더군요. 

눈치가 없고... 변화를 잘 모르고...

누가 적으셨던데 비언어적 학습? 그런 게 떨어집니다.

어조나 몸짓이나 그런 걸로 전혀 이해 못해요. 고지식할만치 액면가로 받아들여요. 

저보고 기계냐고 하녜요. 프로그래밍 해줘야 돌아가냐고.

ADHD 진단 받고 몇 번이나 이야기 했어요. 안된다고. 안되는 부분이라고. 나도 괴롭다고. 


절 이해해주지 않고 자기에게 불편한 걸 다 교정하길 바라는 사람...

노력하고 있는데도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노력해도 안되는 건데...

저에게 왜 노력을 안하고 못 고치냐고. 

늘 화만 내고... 지적하고... 


예전에는 몰랐는데, 또 연애할 때는 대부분 문자나 이런 걸로 연락하니까요. 

혹은 이전에는 같은 말을 하더라도 제가 마음에 여유가 있어서 다 들어주고 미안하다고 했죠. 

둘 다 힘든 일이 생겨서 정신적으로 내몰리니까... 점점 실수를 많이 하니까... 하나 하나 정말 미쳐버리고 있습니다. 


제가 ADHD인 걸 안 건 2년 됐고. 상대가 ADHD진단을 받은 건 얼마 안됐습니다.

제가 상담 때마다 상성이 안 좋으니까 헤어지라는 말을 돌려돌려하는 소리를... 들은지 8개월 쯤 되었습니다.

제가 정신적으로 점점 몰리기 시작하니까 상담 때마다 그런 말만 하더군요.


그러다가 어쩌다보니, 상대가 ADHD인 걸 진닫받고. 병원에서는 상대가 이기적인 ADHD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고 하더군요.

저는 자존감이 떨어지는 ADHD입니다. 뭔가 지적하면 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상대는 자기 말이 맞다고 하는 자기 생각만 하는 ADHD라고 하고요.

상성이 아주 나쁘다고 계속 그러더군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둘 사이에 아주 큰 싸움이 나서(일방적으로 얻어 맞았지만요...) 

제 멘탈이 나가서 항불안제를 먹습니다. 

이제는 정신적으로 무너져서

하루에도 몇 번씩 왜 사는지 모르겠어서 눈물이 나고. 

병원에서는 갈라서는 게 저에게 필요한 일이라고 하네요. 이대로다간 당신이 정신적으로 내몰려서 죽는다고. 

집에 있는 것보다 회사에 있는 게 편해요.

회사에서는 인정받고... 성실한 직원이니까요. 

퇴근해서 집에 가기가 무서울 지경입니다. 오늘은 또 내가 뭘 잊어버려서 화를 낼까... 


하지만 사실혼 관계라고 생각한 사람이랑 하루 아침에 쉽게 헤어질 수가 있을까요.

근데 같이 있으면 죽을 것 같네요. 저 사람이 나에게 화내고 감정조절 못해서 들쑥날쑥하게 날 대하는 것... 상대가 우울증도 있습니다. 


그냥 모든 게 힘들고, 죽어야 그냥 끝날 것 같고.

관계를 정리하려고 해도 힘들고. ADHD로 가진 문제들이 더 심해져서 현실도피를 하거나 하고 싶어지고.


약에 의존해서 회사를 다닙니다. 콘서타를 2배로 올렸어요. 

안 먹으면 그냥 침대에서 못 일어나요. 휴일이든 뭐든. 눈이 계속 감기고 잠이 옵니다. 


ADHD가 문제인지, 사람이 문제인지.

내가 문제인지 쟤가 문제인지. 

애는 어떻게 하지. 빼앗기기 싫은데.

지금도 아직 같이 사는데 애 때문에요. 둘 다 애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10년 동안 사랑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사랑할 수가 없어요.

그냥 이제 저 사람이 무서워요. 트라우마가 생겼대요.

저 사람이랑 대화를 하는 것도 무서워요. 

10년 동안 노력했는데 왜 절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뭘 잘못한 건지. 

내가 ADHD라 문제인가? 어떻게 하나 그렇게 평생 살았는데. 잘 안 고쳐지는데.

또 상태가 안 좋으니까 더더더욱 기억을 못하고 더 잊어버려요. 


근데 저보고 변했다고 하네요.

변하긴 했겠죠. 이제는 지적하고 화내면 미안하다는 말 대신, 나도 노력하고 있는데 안되는 거니까 그만하라고 하니까요. 

어제도 치약 새로 산 거? 제가 찬장에 쌓아뒀나본데 비누곽 위에 뒀나 봐요. 제가 뒀는지 기억도 안 나는데.

제대로 안 놨다고 화를 내는데... 기억도 안 나고... 그냥 두던 데가 찬장이니까 찬장에 뒀겠죠.

자기가 안 뒀으니까 내가 둔 거라고 화내는데. 

그냥 모르겠어요. 사실 저는 화내는 것도 싸우는 것도 안 좋아하는 성격입니다. 

회사에서나 학교에서나 정말 싫어하는 남이 아니며는, 실수한 일도 제가 적당히 처리합니다.

그래서 더 이해가 안 가요. 나에게 저렇게 화내야 하나?  

그냥 저게 화낼 일인지 모르겠고. 그냥 잘 둬주면 안되나. 괴롭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고 그냥 맨날 눈물만 납니다.

왜 사는지 모르겠어요.


사랑하는 상대랑 결혼하고... 집 사는 걸 목표로 열심히 살았는데

10년 동안 생각한 게 다 거짓이고 허상이고 모래알이고


이제 어떻게 살아야하는 지도 모르겠고 너무 힘드네요.


물론 병원은 꾸준히 다니고 약도 먹고 항불안제도 먹고 그런데

그냥 너무 힘들어서 적어봤습니다.


앞으로 누구랑 연애하고 싶지도 않고, 결혼도 싫고.

10년 동안 사귄 생각하면 눈물만 나고.

부모님께는 죄송스러운 말이지만 부모님께보다도 더 잘했었어요.

내가 선택한 사람이고 평생 같이 살려는 사람이니까. 

버는 돈 내게는 못쓰더라도, 내가 덜 먹더라도 입에 넣어주고.

그렇게 아끼고 좋아했는데.

정작 이해조차 못 받고 살고 있었다는 걸 이번에 알아서 그냥 죽고 싶습니다. 


괴롭습니다. 


이제는 쟤 때문에 그냥 타인을 만나는 게 무서워요.

10년 만난 사람도 저에게 저러는데. 누가 절 어떻게 대해주겠습니까. 

그냥 업무적으로 만나는 관계 이상의 관계에... 자신이 없고 두렵습니다. 


병원에서는 내 탓이 아니라고 계속 말하는데 

그냥 이 일에 대해서는 아직도 횡설수설하고 정리도 안되고 너무 힘듭니다.

너무 괴롭습니다. 


ADHD인 게 문제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그냥 모든 게 다 싫고 괴롭네요.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렇게 괴로워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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