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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인지 울적한
Level 3   조회수 74
2021-12-20 22:44:19

사실 근 몇년간 울적한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올해 재수를 하면서도(!)

근데 이게 약 부작용인지 아니면 약으로 인해 사람이 차분해지면서인지 정말 오랜만에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진다

근 몇년간 난 행복하기만했다

고등학교 생활은 혁신학교였던 덕에 공부 압박없이 마냥 즐거웠고 고3때 공부에 재미를 붙이며 공부도 마냥 재밌었다 운이 좋게도 ADHD환자의 과집중의 방향이 공부로 향했던겄이다

공부에 늦게 재미가 들려서 재수결정을 하게되었는데 재수학원 생활도 마냥 재밌었다 모르는걸 알아가는 것도 재밌었고 그냥 무언가 집중하니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이 마냥 좋았다

나중에 쓸 계기가 생길것 같아서 간략히 넘어가자면 

학원에 다니면서 어릴때부터 남들과는 미묘하면서 많이 다르단걸 느끼며 살았는데 학원에서 확신을 갖게 되었고 올해 수능이 끋나고 검사를 받게되었다

결과는 중증 ADHD

처음 결과를 받고는 마냥 기뻤다

담당선생님이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봤다고 했을 정도였다

그냥 내 그간의 미묘한 엇나감이 이유있는 문제라는게 기뻤다 

약도 효과가 좋았다 정말 놀랐던것이 보통의 사람들이 사뿐사뿐 걷고 온몸을 꼼지락거리지 않는게 나는 다들 정신력으로 해결하는 건줄 알았는데 그냥 자동으로

되는거였다 정말이지 너무 편했다

신경쓰지 않아도 불편함을 느끼던 모든게 해결되다니!

더이상 다리도 떨지않고 폰을할때 손발을 꼼지락거리지 않으며 버스를 기다릴땐 버스정류장을 빙빙 돌지않고 얌전히 앉아서 기다릴 수 있게되었다

근데 너무 효과가 좋으니까 처음에는 정말 기뻤는데 갑자기 좀 울적해졌다

모두가 당연히 누리던걸 나는 이제야...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모두가 당연히 누리는 걸 나도 누리기 위해서는아침마다 꼬박꼬박 약을 챙겨먹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사실도 

그리고 너무 늦게 알게 되어서

사실상 그 약은 평생을 함께 해야한다는 사실도

그리고 이건 유전력이 높은 유전병이라는 사실도

날 슬프게 만들었다

약먹기 시작한지 몇일 안되었을때는 난 내가 ADHD덕을 꽤나 보고 살았다고 생각했다

@아동 특성상 도가넘게 활발하고 활기찼는데 좋은 선생님들을 만난덕에 초중고 내내 산만한 아이보다는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아이로 인식되었다

근데 약을먹고 너무 아무렇지않게 과한 행동이 줄고 정도껏 활동적인 모습을보며 이건 ADHD가 없었어도 내 성격이지 않을까

오히려 없었으면 정도껏 적극적일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가정한다해도 어차피 돌아갈수 없으니 쓸데없는 가정만 늘어놓게된다

남들과 다르다는 점 때문에 상처받은 것도 꽤 있지만 왜인지 이런 날엔 내가 남들에게 상처주고 피해준것만 세세히 떠오르면서 나를 괴롭힌다

만약 내가 미리 치료를 받거나 @가 아니었다면 안좋게 끝난 인간관계들이 그런 파국을 안 맞지 않았을까 끊임없이 떠오르면서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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