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근황을 쓴 이후로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다. 그만큼 바쁘기도 했고 많은 일들을 했다.
그동안 임의로 단약을 했었는데, 이제 그러지 말아야겠다. 이러면 안된다고 쓰는 글이다. 왜 단약을 했을까 생각해보니 약을 먹은 초반 1년 정도는 효과가 좋았고 지연행동이나 실수가 상당히 줄어들었으며 머리속이 정리되지 않고 벌떼가 붕붕 날아다니는 것처럼 모든 정보가 웅성거리는 것이 한순간에 교통정리가 되는 그런 느낌이 있었다. 두 개의 일정이 충돌하는 일이 줄었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부작용은 식욕이 떨어지며 잠도 줄어서 미친듯이 일을 하는 바람에 체중이 상당히 줄었다는 점이었다. 나는 원래도 저체중에 가까웠기 때문에 더 줄으니 사람이 파리해졌다. 그리고 메틸의 부작용인지 알 수는 없지만(과로 때문일 수 있다.)공황을 겪었다. 그리고 체력이 떨어지자 약효 혹은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의 분량이 적어졌으며 약간의 슬럼프를 겪으며 약을 먹는 것이 두려워졌다. 약효가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약이 자신을 소모시키도록 불태우는 것 같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약을 먹는데도 이전처럼 일을 할 수 없자 의욕이 떨어지고 우울감이 왔으며 체력이 이미 떨어져 있었기 때다시 문에 좀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약 없이도 할 수 있음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을 먹어도 되지 않는 것을 스스로가 보고 싶지 않아서 회피하는 듯한 생각도 들었다.
다시 새로운 병원을 찾았으나 ADHD진단 받았던 것을 불신하는 눈치로 불안장애에 의해 집중력 저하로 생각하시는 듯하여 나 역시도 한번 그런가 하고 테스트해 보자는 마음으로 약 3-4주간 SSRI를 먹어보았으나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리며 마음이 차분해지는 데 도움은 받은 듯하였으나 두통과 낮 시간 졸림 등으로 집중은 크게 도움되지 않았다. 물론 내게 불안을 가져오는 실제적 사건들이 있기는 했지만 실제로 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마치 RED ALERT가 계속 켜져 있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좀 다른 문제 같다. 어쨌건 ADHD에 대해서 다시 시작해 보려 한다. 여러분은 이렇게 하지 마세요. 고생합니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여하튼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