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새로운 학원의 강사가 된지도 3주.
마른 오징어를 쥐어짜서 오징어 주스를 짜내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근무에 임하고 있다. 체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구론산(이게 박카스보다 용량이 크다)을 넘기며 그날 체력을 대신하고, 밤에는 안오는 잠을 억지로 뒤집어쓰기 위해 자낙스를 먹는다. 물론 이러한 방법은 나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에너지 사채 쓰는' 방법이며,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어마어마한 이자가 붙은 피로가 몰려오기 마련이다. 그럼 또 마신다. 구론산. (ppl 아님.)
아이들이 20명 좀 넘게 있으면 확률적으로 그중 1명은 ADHD이기 마련이다. 물론 우리 학원의 경우도 그렇다. 선생까지 합한다면 총 2명이겠지. 제목처럼, ADHD 혹은 그에 준하는 산만함이 다른 ADHD와 부딪히면 나쁜 시너지를 내기 좋다. 물론 내가 지금껏 에이앱에서 엠티 등을 겪어본 바로는 '적절한 환경' 속에서는 이런 조합은 오히려 퍽 아름답기도 하다. 하지만 학원은 전혀 그런 환경이 아니다. 특히나 둘 중 한 명이 선생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 쌤! 이거 다 끝났는데 뭐해여? 나: (ㅇ?.. 그러개?... 머하지...) ???: 쌤! 저 이제 뭐해여??(대답을 기다리는 1.5초를 기다리지 못하고 온몸을 흔든다) 나: (내가 이상한 사람인 걸 들키면 안 된다) 어, 이제 저기 하면 되지 않니?(짐짓 위풍당당한 척 하지만 아직 일에 익숙지 않아 은근히 되묻는 스킬을 쓴다) ???: 저는 이거 원래 안하는데여. 나: (크흠 ㅅㅂ) 음 그러면 요거 하고 있어. ???: 네!
아슬아슬한 나날들이다.
한 번은 무슨 배짱인지 수업 준비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 (진도가 그렇게 빨리 나갈 줄 몰랐던 것 같다) 쉬는 동안 공부를 하지 않은 탓에 수업 중에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서 식은 땀 깨나 흘리며 겨우 수습했었다.
체력 증진과 공부. 이 두 가지를 소홀히 한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이다. (미안하다 아이들아)
이러한 자책과 불안감에 휩싸여 있을 때, 지인으로부터 아주 좋은 말을 들었다. "사람은 관성만으로도 어떻게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존재에요." 그렇구나. 큰 도움이 되었다.
결론은, 버틸 수 있는 만큼은 버텨보려 한다. 버틸 수 없어지면 버티지 않겠지. (하나면 하나지, 둘이겠느냐~ 둘이면 둘이지 셋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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