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는 목적은 ADHD인지 걱정되는 또는 아니라서 걱정인 분들, ADHD 판정 초창기인 분들께서 ADHD를 더 잘 수용하고 극복 및 활용하시기 바라기에 작성합니다.
1. ADHD가 아닐까봐 또는 아니라서 걱정인 분들께 ADHD가 아닌 것에 정말 축하드리며, ADHD가 아니길 바랍니다. ADHD가 아니면 평생 관리해야 할 질병이 없는 것이므로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집중력이 모자란 건 환경 설정의 부재, 잘못된 환경 설정, 과도한 불안 등 지속적인 게 아닌 일시적인 것이므로 더 수월하게 극복하실 수 있습니다.
2. ADHD 초창기 분들께 가.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는 데는 보통 오래걸리는 편입니다. 약 복용 시 특이 사항, 집중력 유지 기간, 부작용 등을 기재하여 내원할 때마다 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려 맞는 약을 잘 찾으시길 바랍니다. 저 또한 제게 맞는 약을 찾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생각보다 의사 선생님께서 상담 시간이 길지 않을 텐데 이에 너무 실망 마시고 본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인 복약 간 효능 및 부작용을 기재하여 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리기에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나. 메모앱, 알람앱 등을 이용해 목표 달성에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다. ADHD라서 못할 거라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ADHD라서 집중력 등 남들보다 모자란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목표 달성 실패의 핑계로 이용하지 마십시오. 집에서 집중이 안된다면 도서관을, 집에서 운동이 안된다면 헬스장을 가면 됩니다.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환경 설정을 통해 모자란 부분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뛰어난 창의성과 직관력 덕에 남들은 생각지 못한 방법을 고안해 타인보다 더 능숙하게 목표에 달성할 수 있습니다. 굳이 ADHD가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들은 다 고충이 있으며 저마다 목표 달성에 실패할 원인들은 다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게 ADHD일 뿐입니다.
솔직히 기분 나쁘실 수 있겠으나 감히 글을 작성해보겠습니다.
제가 책을 읽거나 자기계발 관련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고 댓글을 보면 힘들어하고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며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은 다 고충이 있습니다. 현재 자기가 가장 힘드므로 타인/세상/행운이 당연히, 무조건 자신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시길 바랍니다. 스스로가 노력하지 않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도움받지 못할 것이고 내가 노력만 한다면 미처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어떻게든 도움받을 것입니다.
위기(危機), 기회(幾回) 두 한자의 기(幾)는 동일한 한자입니다. 위기가 곧 기회가 될 것이므로 같은 '기(幾)' 자를 사용한다고 생각합니다. 난세가 없었다면, 위기가 없었다면 유비는 그저 돗자리 장수에 지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ADHD라서 집중하기 힘들었으나 그 덕에 남들과 동일한 공부 방식으로 합격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저만의 공부법과 시험 전략을 설정해 비전공자임에도 특정직 공무원2회 최종 합격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시험에서 문제를 봤을 때 남들은 과년도와 다른 여러 신출 문제에 당황했으나 전 오히려 공부를 덜 한 제게 유리한 시험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보편적으로 그저 필기에만 몰두할 때 전 실제 시험 시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어떻게 할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집중이 안될 땐 어떻게 대처할지 등등 단순히 문제를 더 많이 맞히는 것 외에도 필기 시험 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예측하고 대처법을 준비했으므로 당황하지 않았기에 제 실력보다 좋은 점수로 2회 모두 합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ADHD 특유의 뛰어난 창의력과 직관력 덕분에 남들이 생각지 못한 여러가지 상황을 생각하고 대처법을 구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창 시절 교우 관계가 좋지 못했기에 대인 관계 능력이 부족하여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군 생활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 덕에 보통 사람과 대인 관계 능력이 부족한 저의 차이점을 알아 제 문제점을 인지해 고칠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더 힘들면 자살할 텐데 남들 눈치를 보기보다는 내 문제점을 하나라도 더 물어보자란 생각으로 동기들, 선임들에게 많이 물어보았습니다. 이를 통해서 보통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으며 타인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충고를 지양하고 자신의 의견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또한 병사의 휴대폰 소지 불가 시기였기에 유튜브 시청 등에 시간을 낭비 하지 않고 책을 읽기 좋은 환경이였으므로 자존감 관련 도서를 읽어 실천하며 더 과학적으로 제 부족한 자존감과 대인 관계 방식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 덕에 제가 의견을 냈을 때 거절당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돼 의사 표현 빈도가 많아졌습니다. 군대 가기 전엔 제 생각을 말하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현재는 단체 회식을 제가 주도하는 등 전반적인 대인 관계 능력이 향상됐습니다.
과거의 힘들었던 상황이, 정말 죽고 싶었던 상황들 덕에 제가 바뀔 수 있었으므로 이제 위기, 고충을 그저 짜증나는 상황이 아니라 내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 원하는 내가 될 기회가 왔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습니다.
생각해보면 감사할 게 더욱 많으므로 그리 불행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디지털 시대인 덕에 ADHD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보다 쉽게 얻을 수 있고, 제 모자란 집중력을 보충할 방법을 알 수 있는 것에 매우 감사합니다. 노션 등 메모앱을 통해 제 생각을 잘 정리하고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알람 어플을 통해 제 할 일을 잊지 않고 적시에 수행하도록 도움 받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챌린저스 등 행동 유도 어플을 통해 목표한 행동을 지속 수행하도록 도움 받는 것에 감사합니다.
생각해보면 힘든 상황 때 저를 도와주던 분, 수단, 도구들은 무조건 있었습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았기에 이를 활용하여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넘어진 만큼 재기하셔서 목표한 바를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당장 안 일어나도 됩니다. 다만 포기는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일시 정지는 있어도 중도 포기는 안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