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인터넷에서 '방어기제 유형 검사'라는 걸 해본 적이 있는데 내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는 방어 기제가 유머라고 나왔었다. 그래선지 나는 내 인생에서 손꼽히는 트라우마로 남을 일을 겪는 도중에도 눈알이 빠지도록 울다가 미친 사람처럼 곧잘 낄낄대곤 했다.
어쨌든 유머는 성숙한 방어 기제 중 하나로 분류되어 있었고, 이 점은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는 몇 안 되는 것들 중에 하나이다.
참, 이 얘기를 왜 하냐면, 지금 우울해질락 말락 한데 이것을 게소리에 버무려진 조금의 삽소리로 승화시키려 한다 이 말이다. 엣헴.
이 지긋지긋한 인생의 악마적 사이클을 완전히 끊어낼 수 없다면, 뭘 해도 꽃 될 거 같다면, 나 자신의 뒤통수라도 쎄게 갈겨본다. 니가 예상하는 행동 안 할 거야. 사이클 중간에 느닷없는 엉덩이 춤이라도 춰서 니가 얼탱이 터지게 만들 거야.
좋아. 난 ENFP. (예, 엠네글자충 맞습니다) 나의 열등 기능은 내향 감각. 즉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안전한 선택을 하는 것.
그러므로 과거의 나(대략 2011-2015년의 나)에게 충고를 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앞서 말했듯이 난 그때나 지금이나 발전 없는 뷰웅신삼시세끼이므로, 지금 나불대는 소리는 지금의 나에게도 도움 될 소리일...지도 모른다)
시작.
어차피 졸업하니까 걱정 ㄴㄴ해. Dissertation 꽃 까고 속 편히 때려치워.
널 먹여 살릴 재능을 계발해. 지레 겁먹지 마. 시간은 의외로 아직 많아.
귀국 전에 얼른 정신과 가. 너 아빠한테는 adhd 물려받았고 엄마한테는 양극성 장애 물려받음. (이거 뭐야 사랑에 빠진 외계인이야 뭐야 정신병에 빠진 뷰웅신삼시세끼인듯) 축하합니다 ♫︎♪ 축하합니다 ♫︎♪ 당신의 정신병을 축하합니빰빠밤빠바밤. 빰!
가서 얼른 애더럴 달라해. 귀국하면 못 먹음. 먹어보고 한국에서 이빨 털어. <애더럴 먹어본 썰 푼다.txt>
그리고 양극성 장애 약 먹으면 돼지 되기 십상인데 나중에 고생 안 하려면 적당히 처먹어. 데파코트나 리튬은 웬만하면 먹지 말고 아빌리파이나 라믹탈로 먹어.
숨 쉬기 힘든 거 빈혈 아니니까 괜히 피검사받지 말고 정신과 두번 가라. 아니 계속 가라. 너 불안 장애도 있음! 츄카츄캉! 뿌우 •̀ɞ•́ (아니 또 뭐야 사랑에 빠진 외계인 쥬길래야 뭐야 적당히 해야지)
귓구녕에도 안 들어가는 뱅앤올룹슨 a8 지를 시간에 정신 차리고 돈 모아서 한시바삐 독립할 준비 해 ^^
걔 잃지 마 앞으로 걔만큼 너 잘 알아주고 좋아해 주는 사람 없을 거니까. 아마도. (이성 얘기 아님 주의. 갸핳)
곰돌이 잊지 마.
이미 울고 있겠지만 더 많이 최대한 많이 울어. 눈물샘이 너한테 쌍욕 박고 귀싸대기 날릴 때까지 울어.
테슬라 주식 사. 장기를 팔아서라도 다 꼴아박아. (딴 건 다 까먹어도 되는데 이건 까먹으면 안 된다)
마지막으로 너 사실 꽃도 별거 없는 인간이니까 하루빨리 정신 차리고 주제 파악해. ^^
예, 내용이 더 그로테스크 해지기 전에 급하게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모두 모두 감사링~! 뿌우 (๑❛ө❛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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