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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동
Level 4   조회수 129
2023-03-12 10:43:39

  인사이동이다. 2년 3개월만에 첫 팀에서 나왔다. 2020년 11월에 들어와 23년 2월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말하고 싶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아무래도 너무 길었다.

  보조금 업무부터 인력에 운영 전반까지, 2년동안 있는 사이 처음 다같이 하던 일들을 어느새 나혼자 맡고 있었고,

  인수인계 받을 때만 해도 그거 알려주던 거의 6급 주사님이 처음 이 업무 시작할때 집에 가지도 못했고 출근하지도 못했다고 했다던 인력은 그거 별로 할 것도 없는 업무로 치부되고 있었다.

 사람을 너무 믿었다고 생각한다. 그때보다 인원은 4배가 되었고 그것만 하는 것도 아니면서 나밖에 할 수 없고 나한테만 밀어붙여지는 운영들은 당연히 해내져야 하는 일이 되어 있었다. 

 분명 두 명이 하던 걸, 다른 한 명은 '도와주는' 포지션으로 바뀌어 있었다.


 인수인계 하던 첫 날 자정을 넘기면서 인수자가 면직을 입에 담았다. 말려보았다. 머리를 굴렸다. 

 애초에 다 알려줄 수도 없는 업무들이지만 일부러 다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면 팀 내에서 자연스럽게, 원래부터 그정도는 해야 했던 사람에게 일이 흘러가지 않을까 해서.

 어느정도는 성공한 것 같지만 뭐... 인수자도 나도 조직개선 설문에 몇 마디 썼다. (어? 썼다고? 너도?)


 아무래도 제대로 인계받지도 못했던 입장에서, 홀로 그 업무에 갇힐 때의 위기감을 모르지 않아 매일같이 수백통씩 카톡으로 도트단위로 일을 가르쳐주고 있다.


 너무 많은 일들, 그럼에도 할 줄 아는 일의 영역은 넓어지긴 했다. 알게 된 것도 있다. 상급자에게 날을 세울 필요가 있고, 자리의 일을 모르는 상위 팀원에게도 다소의 범상은 필요하다.

 어차피 티오제로 진급은 늦디늦으니 하고싶은 일이 아니라면 더 일을 껴안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이제 괜찮다.

 다만 새벽 한시까지 벌벌 떨며 카톡이 오던 인수자는 벌써 스트레스로 응급실을 다녀오고, 집에서 실조로 쓰러졌다...


 타 팀원은 괜찮은 줄 알았다고 그랬다는데, 글쎄 정말 전혀 완전히 모르는구나 싶었음.

 인수자의 잘못은 똑똑하다는 거다. 팀장보다. 물론 나보다.

 마지막날도 새벽 네시에 퇴근하면서 그가 절대 할 수 없을 정산보고를 작성해주고 왔지만... 후임자에게는 미안한 마음.

 나머지들은 답답하다. 자기 팀원 하나 챙기지 못하고 자기 팀원 하나 무서워 일도 분배하지 못하는 사람은 특히.


 아무래도 본성격대로 일해나가도 될 듯하다. 직장에는 헌신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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