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가 너무 불안했다. 우울하다거나 그런 심적인 것 말고, 어찌해도 몸과 마음이 불안정했다. 아, 그렇다면 심적인것도 포함이려나. 잠시도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가슴한 켠은 계속 답답해서 릴렉스 시키고자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눈을 감고 긴 곡이 끝날때까지 가만히 누워있었다. 보통때라면 음악에 집중이 되면서 진정이 되어야하는데 이상하게도 음악에 집중이 되면서도 몸은 전혀 릴렉스 되지 않았다. 하나만 하란 말이다! 하나씩 되짚어가며 찬찬히 생각했다. 맛있는 커피도 먹었고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눴고 할일도 했고 놀기도 했고 밥과 간식과 약도 제대로 챙겨먹었다. 평소와 달리 너무 일찍 졸리는데 가슴이 답답해서 편히 잠들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자기 전 늘 하는 백색조명을 주광빛으로 바꾸는 것도 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나의 하루가 무엇이 부족하고 불만스러워서 이러는걸까. 걱정거리도 없다. 스트레스 받는 일도 전혀 없었다. 밖에 잠깐 나가서 바람이라도 쐬고 올까. 바…람? 그래, 환기를 시키자. 지난 초겨울 날이 본격적으로 추워지면서 온 집안의 창과 문을 꽁꽁 닫아놓고 며칠동안이나 열지 않았던 적이 있다. 그 때도 가슴이 너무 답답했다가 우연히 집 안이 조금 더운 것 같아 창문을 열었더니 거짓말처럼 컨디션이 회복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내가 환기를 쉽게 생각하지 못했던건 그 날 이후 의식적으로라도 자주 환기를 시켰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아침에도 온 집안의 창문을 활짝 열어뒀었단 말이다. 고작. 고작 환기. 내가 그렇게나 안절부절 못하던 이유가 허무하게도 산소 부족이었다. 아마 낮에 피웠던 인센스 때문일까. 하지만 인센스 피우고 나서도 창문들은 열었는 걸. 쉽게 납득은 안가지만 그냥 그러려니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답답하던 몸이 개운해졌으니 말야.
그래, 그냥 그런 날도 있는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