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가 최근에 PT를 끊었다는 얘기를 했다. 나는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하는걸 나보다 두 세살 어린 동료는 몇 주 전에서부터 운동할까말까 얘기하더니 드디어 끊었다고 뿌듯하다는 듯 얘기를했다.
겉으로는 대단하다고, 존경심마저 들었는데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왠지모르게 울적한 기분이 들었다. 평소에는 먹을 거 얘기를 주로 많이했기에 내심 속으로 안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가 멀게 느껴지며 나는 왜 그 흔한 PT는 커녕 동네 헬스클럽도 끊지 못할까 갑자기 이런 내 인생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사실 나는 알고 있다. 내가 한 달에 배달 시켜서 먹는 식비를 아끼면 나도 충분히 헬스클럽, PT 끊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나는 지금 내 몸은 너무나 심한 초고도비만이라서 그냥 매일 가볍게 걷기만해도 살이 쭉쭉 빠진다는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의지력은 너무나 약해서 걷기 운동은 고작 삼 일만에 포기해버리고 다시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먹고남은 음식이나 용기들은 정리도 하지 않고 그대로 놔둔 채 침대 속으로 뛰어들어가 스마트폰 보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리는 그런 삶이 계속 반복되는 식이다.
그나저나 내가 살을 뺀다면 함께 축하해주고 기뻐해줄 사람이 정말 많은데. . 또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데 어째서 나는 그 조금의 유혹도 이기지 못하는걸까. . . 아무래도 배달 음식을 끊어야겠다. 아니면 일주일에 한 번만 먹는 날을 정하고 그 전까지는 건강한 밑반찬과 밥만 먹으며 버텨보는거야!
사실 오늘도 평소같았으면 금요일이니까 신난다고 배달 음식을 시켜먹었을테지만 직장 동료분과 인스타 스토리의 영향으로 동네 마트에서 밑반찬 두 가지와 집에 있는 햇반 하나 데워서 먹었다. 배는 부르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 주 월요일에 엄마가 준 작은 사과 두 개를 깎아먹었다. 여기저기 상한 부분이 있어서 식감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오늘 내가 사 온 밑반찬이 간이 조금 센 반찬뿐이라서 뭔가 채소나 과일같은걸 먹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냥 먹었다. 그래, 다이어트 뭐 별 거 있나. 배달 음식 안 먹고 집밥 적당히만 먹어도 분명 살은 빠질것이다. 그래, 오늘부터 배달 음식 먹지 말고 밑반찬 시켜서 먹자. 딱 일주일만 그렇게 해보자. 오늘부터 시작이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