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방법은 사실 무수히 많다. 명상도 바다와 같아서 정답이랄 것도 없다. 명상의 대가가 없다고 누군가 말하던데 명상의 본질을 생각하면 일리 있는 말이다.
명상을 하기에 앞서 먼저 염두해둘 것이 있다.
첫째, 명상은 바다와 같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다. 다만 일타 강사보다는 실력은 부족해도 맞춤식으로 정보를 잘 전달해주는 과외선생의 느낌으로, 명상을 통해서 삶을 바꿔본 경험이 있는 adhd인으로 명상을 소개해 줄 뿐이다. 명상은 바다와 같아서 종류도 매우 다양하며 명상에 대한 관점도 무수히 많다. 다행인 사실은 명상은 이미 그 효과가 부처와 인도 힌두교 이래 수천년간 임상적으로 실증되었으며, 과학적으로도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 명상을 제대로 하기만 한다면 어떤 방법이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하지만 여기서 설명하는 명상 방법과 저기서 설명하는 명상 방법의 구체적 사례가 다르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원래 그렇다.
둘째, 명상은 판단하지 않는 관찰이다. 명상의 핵심은 잡생각 없이 하는 것이 아니다. 잡생각이 나면 잡생각이 나는 대로 그대로 관찰한다. 그리고 (만약 호흡명상을 하고 있다면) 호흡으로 돌아온다. 잡생각이 무수히 많이 나도 상관없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자. 그리고 다시 내가 집중하는 대상으로 주의를 옮겨오면 된다. 명상은 잘한다, 못한다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명상을 부담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명상을 잘 못한다고 생각한다. 명상을 '잘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명상은 그저 판단없이 나의 마음을 감각을 관찰하는 것이다. 셋째, 삶을 '명상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ADHD의 인생은 흔히 부주의하고 충동적이고 활달달하다. 이것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명상은 단순히 10분 20분으로 끝내는 데 그 목적이 있지 않다. 그 10분 20분의 수행을 통해서 평소 내 삶이 집중과 편안함으로 전환되는 확장의 과정이다. 물론 쉽지 않다. 나도 1년 가까이 명상을 했지만 솔직히 그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확실히 효과는 존재한다. 그 이전보다 더 부드러워지고 침착해졌음을 깨닫는다. ADHD의 과잉행동성과 충동성, 조증적 증세가 명상을 통해 많이 개선되었다.
넷째, 명상은 도피가 아닌 직면이다. 명상하면 뭔가 내면으로만 깊이 파고들어 외부의 일에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도피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명상도 너무 심하게 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는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어느 스님의 말마따마 명상을 '성공을 쟁취하는' 수단일 수 있다. 내 안의 문제점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한다. 긴장된 신체로 인해 관찰하지 못하고 파악하지 못한 문제점과 내면을 직시해 대안을 만들어 간다.
다섯째, 잠이 적으면 명상을 제대로 못한다. 말 그대로이다. 명상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잠을 푹 자자. 명상하다 잠든다.
그렇다면 명상은 어떻게 할 까. 사실 명상의 방법에 대해서는 유튜브에도 많다. 가르쳐주는 전문가가 많다. 내가 배운 명상 중 내게 유익했던 명상 방법 몇가지를 설명하자면
첫째, 호흡명상 호흡의 처음 중간 끝에 집중한다. 호흡의 처음, 콧구멍으로 숨결이 들어오는 그 순간을 인식한다. 호흡의 중간, 숨결이 비강 내에 머무는 동안을 느낀다. 호흡의 마무리, 숨이 콧구멍 혹은 입술 사이로 빠져나가는 순간을 인식한다. 이것을 계속 반복한다. 중간중간 잡생각이 든다. 심지어 잘 때도 있다. 그런 것에 연연해하지 말자. 15분 명상 중에 10분 동안 잡생각해도 다시 호흡으로 되돌아오면 그만이다. 보통 5-25분 정도, 내 컨디션이 편한 만큼 한다. 명상 모임에서는 보통 25분 씩 한다. 앉아서 하는 방식은 그다지 개인적으로는 선호하지 않는다. 다리도 불편하고 허리도 아프다. 난 요가매트나 침대에 누워서 하는 것을 선호한다. 편한 좌식 의자가 있다면 그것도 추천한다.
둘째, 관찰명상 관찰할만한 대상을 그저 관찰한다. 나의 경우 기숙사 밖 벤치에 앉으면 앞에 건물이 보인다. 그 건물의 문 모양이 직사각형이다. 그 문을 바라보면 그 시선 왼쪽에 건물이 나란히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 문을 대상으로 집중이 이뤄진다. 그렇게 시간을 정해놓고 그저 계속 관찰한다. 그 문의 색이 어떠한지, 모양이 어떠한지 계속 관찰한다.
셋째, 수식관 명상 호흡명상이랑 동일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호흡 한 번에 1, 2, 3, 4, 5, 6.... 숫자를 붙여가면서 한다는 점이다. 그냥 호흡명상 때보다 집중이 더 잘된다.
넷째, 음악 명상 가사가 없는 클래식 음악 모음 리스트가 있다. 모두 모으면 20여 분 된다. 악기의 어우러짐, 선율, 박자에 집중하면서 최대한 편안자세로 감상한다. 잡생각이 올라와도 음악의 선율에 계속해서 집중한다. 어느때는 음악과 내가 일치되는 경지에 이른다. 그냥 이어폰에 꽂고 지하철에서 들었을 때 느낄 수 없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