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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을 비워내기
Level 10   조회수 23
2018-12-10 21:30:22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이요법을 하고 있는데, 3일전부터 탄수화물을 절제하지 못하고 섭취하기 시작했다. 4일전에는 술김에 제니쿠키를 몇개 주워먹었고, 다음날에는 자기전에 제니쿠키를 5개나 먹었고, 어제는 제니쿠키를 3갠가 먹었고, 오늘도 일어나서 제니쿠키를 7개나 먹었다.어제 아침에는 이마에 뾰루지까지 났는데 아마 제니쿠키를 많이 먹었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선물받은 제니쿠키는 이제 몇 개 밖에 남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내 절제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남은 쿠키들을 쓰레기통에 버렸겠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서 찬장 높은 곳에 올려두었다. 내일 또 제니쿠키를 먹는다면 기분이 더 나빠지겠지만 내일 아침에는 일찍 학교에 가야 하니까 제니쿠키를 먹을 시간이 없을 것이다. 모레도 1교시가 있기 때문에 제니쿠키를 먹을 시간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지난주는 폭풍같았다. 지지난주도 폭풍같았다. 그 전 주도 폭풍이었다.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폭풍우 속에서 가만히 서 있는 실성한 사람같다.

 

손을 잡고 걷는게 너무 행복한데, 이렇게 행복한 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걸 알아서 불안했다. 그리고 너무 추워서 H의 몸이 아파질까봐 걱정되었다. 어둠속에서 심장소리를 듣는 순간은 긴장되는 동시에 황홀했다. 우리는 서로 부끄러움을 느끼는 포인트가 정말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춥고 바람부는 겨울 밤에 그렇게 긴 시간을 걸었는데 추억으로 남을 거라는 생각만 들었다

 

사귀고나서 제대로 된 데이트를 한번도 못했었다. 나는 사실 아무것도 안하고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은데, H는 아마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적다가 생각해보니 확실히 가만히 쳐다보는것보다는 뭔가 같이 재밌는걸 하면서 상호작용하는게 훨씬 좋은 것 같다.) 어쨌든 그래서 어제 처음으로 데이트를 했다! 아 이런 얘기는 사실 일기장에나 적어야 하는데 여긴 내 일기장이니까 그냥 적어야지... 우리는 카페에서 같이 공부를 했다. H는 수업노트를 읽거나 책을 읽는 것 같았고 나는 행아웃으로 친구와 조모임을 했다. 나는 감탄사 비슷하게 '미*'이라는 비속어를 많이 쓰는데 무의식적으로 그 단어를 많이 내뱉었었나보다. H가 그걸 따라하는게 너무 생소하고 귀여웠다.ㅋㅋㅋㅋ. 그리고는 샤브샤브를 같이 먹었다. 지금껏 H가 열심히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는데 어제 드디어 H가 열심히 먹는 모습을 관찰 할 수 있었다. H가 아랫턱을 움직이면서 씹는 모습을 보고 있었는데 부끄러워 하는 모습이 또 귀여웠다. ㅠ 사실 H는 귀엽기보다는 멋있는데 멋있다는 표현에는 사랑의 감정이 덜 담겨있는 것 같아서 귀엽다고 말하고 있다. 더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사실 어제 데이트를 한 이후로 당장 보고싶다거나 접촉하고 싶다거나 하는 결핍감이 많이 해소되었다. H와 신뢰가 좀 더 두터워진 것 같다. 이게 나만의 생각이 아니면 좋겠다. 그리고 내일모레가 시험인데 공부를 하나도 안했다는게 체감이 되기 시작했다. 주의를 전환하기가 힘든 순간을 이미 여러번 겪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는 잘 할거라고 스스로 다독여주고싶다. 주의 전환의 일환으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게 맞다...

 

일단은 내일 기말발표를 하고, 잠깐 과외를 다녀온 다음에 수요일 시험준비 마무리를 해야한다. 리스트를 만들어서 실행한 다음 소거해가야겠다. 수요일 밤에 시험을 보고나서는 다음주에 볼 시험 4과목을 다 공부해야한다..... 결국 이렇게 벼락치기를 하게 됐구나. 이번 기말고사에는 연애라는 새로운 변수가 추가되었다. 진지하게 실험하는 마음가짐으로 시험준비에 임해야 겠다. 내가 좀더 감정적으로 차분하고 단단한 사람이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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