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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a의 입주신고
Level 2   조회수 33
2018-04-29 14:39:11
안녕하세요?

dada, 입주신고합니다! 저는 30대 초반 여성 인문계 대학원생입니다.
첫 글은 일단 주저리주저리 길~게 풀어놓습니다(아무말에 썼던 부분과 많이 겹쳐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1. ADHD 를 알기 전


사교육 덕분에 학교 공부는 곧잘 따라갔습니다. 한국 입시 교육의 특징 덕분에, 이해가 안되더라도 문제를 왕창 풀고, 틀린 문제를 바탕으로 다시 공부하는 식으로 진행해 왔습니다.  무엇보다 저 나름대로의 애쓰는 모습이 성실성으로 해석되어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죠. 또한 엄마 덕분에 규칙적인 생활은 어느 정도 잡혔습니다. 이 두 가지 점은 다행이고 정말 가족/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

물론 시장을 가면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엄마를 놓치기 일쑤이고, 유치원에서도 가장 늦게 나오는 아이,
그리고 커서는 "공부만 할 줄 아는 아이", "단정하지 못한 아이" 라는 자잘한 잔소리를 들으며 자라면서
저 깊숙한 곳에서는 자존감은 그렇게 높지 않았습니다.

2. 어려움을 느끼고 adhd 를 판정받기까지

주입식 교육의 산물로, 운이 좋아 좋은 교육환경에 놓이게 되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말 열심히 하고 잘 하는 사람에게 위축되기도 했지만,
특유의 낙천적 성격으로 저한테 안맞는 과목(예:글쓰기 과목)을 요리조리 피해서 다니다가
그냥저냥 졸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졸업을 하고 대학원 가기 전 한 학기 쉬었는데 저라는 아이는 특별한 일정과 사회적 압력이 없으면 목표는 새까맣게 까먹고 하루종일 밥도 안 먹고 TV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어쨌거나 동일 대학 대학원에 들어와 제 뿌리부터 흔들리는 듯한 한계를 느꼈습니다.
학부 때 단점을 안 고치고 넘어온 자신을 자책한 것부터 시작해서 더 집중을 못하고 있다가
산만함을 직접적으로 지적당하며 자괴감 등에 빠지고
그 와중에 한줄기 빛처럼 상담을 받고 석사는 넘겼습니다
(너무 못 앉아 있어서, 이 때 고안한 방법이 드라마를 들으며 논문을 쓰는 것이고 이것은 5년이 지난 지금도 습관으로 남았습니다 ㅠ)

다시 박사가 문제더군요. 보통 논문 쓰는 사람들이 비슷한 문제를 겪는 걸 봐와서 작년 가을부터 우울증 약을 받아서 먹어보았습니다. 그러나 효과가 있어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콘서타를 3일 먹어보았는데 소음이 꺼지는 것 같은 차분함을 느끼게 되었으나 집중 시간 자체는 늘어나지 않았고 자가진단에서도 모두 중간에 걸리면서 1차는 adhd가 아닌 것으로 판정이 되었죠. 그러나 왠지 adhd인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 유튜브에서 에이앱 동영상을 보고 소아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하고 판정받았습니다.

3. adhd를 판정받은 후

이제 3주가 된 것 같네요. 한 2주동안은 제 자신이 이해되면서 억울함과 안도감을 복합적으로 느끼면서
주변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습니다.

글쓰는 작업은 아직 어렵지만 자료 다듬기 등의 단순작업은 비교적 쉬웠습니다.
웹서핑 등을 습관적으로 클릭하지만 빠져나오는 시간은 짧았습니다.

그러나 연구 외에 다른 일들이 있으면 비정상적으로 그 일에 빠져들게 되고 연구에 집중을 못하는 점,
일과 일의 주의력 전환이 어려운 점
다른 사람의 일을 방해하고 말시키거나 말을 하지 않아도 될 내용을 하는 것 등은 고치기 어려웠습니다.

콘서타는 18mg에서 27mg로 늘리며, 27mg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부작용이라면 약기운이 빠질 때쯤(저녁 6-7시 때쯤) 머리가 어지럽고 밥이 먹기 싫다는 정도입니다.
물론 그걸 참고 밥을 먹으면 다시 괜찮습니다만, 졸음을 어찌할 수는 없네요.

아, 그리고 3주 동안 약기운이 충분히 힘을 쓰지 못하는 시간대(약먹고 1시간 내, 저녁 시간대)
집중적으로 카드를 몽땅 잃어버렸네요.
카드 2장 재발급 받았었는데 그 카드 2장을 또 이번주에 잃어버렸답니다 ㅠㅠ;;

4. 그래서 블로그에는 무엇을 쓸 것인가?

대학원생이다보니 학습에 관한 각종 tip들을 접할 기회도 많은데
그걸 정작 쓰기 귀찮아 했습니다.
또한, 다른 한편으로는 저의 adhd적  특성을 발견할 때마다 고쳐야한다는 압박은 있지만
이걸 어디까지 고쳐야하나라는 심리적 저항감도 있었습니다.
에이앱에서 공유해주신 소중한 내용들도 적용하고 싶은 마음과
적용하기 싫은 마음등이 충돌했습니다.
그나마 저의 의사선생님이 우선 "박사논문"에 집중하라는 말씀이 가장 큰 기준이 되었죠.

그러나 지난주에 유난히 외부 자극에 바로바로 정신이 팔리면서
또 자괴감에 빠지는 제모습을 보면서
정말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수많은 저의 문제와 해결책 중
급한 순서대로 하나씩 하나씩 적용해보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적어도 1주일에 1번씩은 계획 겸 점검 겸 남겨보려구요.

얘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아무튼 이렇게 얘기할 수 있고 실제 결심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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