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약 끊은지 2주 3주 되어가는 것 같다. 우울약과 아빌리파이는 효과가 굉장했다! 놀랍게도 1-2주만에 나를 원 상태로 되돌려놓았다.
올해 안에 남동생을 보면 혈압올라 죽을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추석에 남동생을 봤음에도 별 생각이 안 들었다. 그 일에 대해 대화도 했다. 말하면서 약간 화나기는 했지만 그 화는 내 일상을 망가뜨리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수준이었다.
좀 안정이 되었다 싶었을 때, 우울약을 점차 줄였다. 처음엔 기존 용량에서 반으로 쪼개서 며칠을 먹었다. 그 다음엔 1/3로 쪼개려고 했는데 잘 쪼개지질 않아서 그냥 알약을 잡고 적당히 1/3정도를 물어서 먹었다. 그러고 또 며칠...
어느 날 약 먹는 걸 잊고 잤다. 일어났는데 아무렇지도 않아서 그냥 먹지 말아볼까? 한 게 2주를 넘겼다. 와! 우울약 이제 안 먹어도 되나보다!
다만 우울약을 끊고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났는데
1. 체력 저하? 졸림? 출근해서 콘서타를 먹고나서도 매우 졸립다... 그래도 오후 3시까지는 괜찮은데 4시부터 너무 힘들다. 3의 영향일 수도 있지만, 정상적인 시간에 잠을 잔 날도 그렇다.
2. 평소보다 약간 더 덜렁거림 뭔가 흘리고 잃어버리고 부딪히는 건 일상이지만, 조금 심해진 느낌..? 아직도 버스 문에 부딪힌 이마가 얼얼하다...
3. 늦게 잠 자기 전 루틴이 10시에 제공되는 무료소설이용권으로 소설을 보고, 내가 좋아하는 특정 게임의 에너지를 다 소모시키면 11시쯤 되었다. 그리고 씻고 12시 전에는 잤는데..? 약을 끊은 이후에는 그걸 다 하고도 출근해야하는 내일은 생각도 안하고 폰을 하면서 버티다가 1-2시에 잤다. 일주일 이러고서 엄청난 피곤함을 느끼고 고치려고 노력중이다.
4. 하지 않아도 될 말을 꺼냄 충동성 조절이 약해진 건가 싶기도 하다. 엄청난 말실수를 한 건 아니지만.. 정치 이야기를 굳이 직장에서 할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근데 약간 머리에 스친 말이 생각을 안 거치고 바로 입으로 나온 느낌이다.
근데 우울약을 먹어야 될 정도는 아닌 증상들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일 병원 가서 진료보면 확실해지겠지만, 우울약 더 안 먹어도 될 것 같다는 말을 해주실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