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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험 끝나고 첫 진료
Level 3   조회수 164
2022-08-18 21:07:41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서 글로 몇페이지를 적어가서 진료실 문이 열리자마자 인사하고 속사포처럼 내뱉기 시작했습니다.


1. 시험은 한 6월부터 놓아버렸습니다. 시험을 치르긴 했는데 엄마가 나중에 사실을 알고 나서 어차피 공부도 안 한 거 왜 봤냐고 뭐라 하네요ㅠ


2. 이 상태로는 다른 시험을 치더라도 마찬가지 꼴이 나겠다고, 수험생활 자체가 안 되겠다고 판단. 국비 교육을 받아 바로 취업하기 위해 알아보고, 준비해서 코딩 교육받을 준비도 다 됐는데 엄마께서 반대하십니다.


3. 뭐 여차저차 엄마의 자랑스러운 딸에서 일상생활이 모자라더니 공부도 못하는 바보 딸로 전락하여 슬프네요.


4. 엄마가 너무 슬퍼하고 힘들어하셔서 그게 제일 슬픕니다.


5. 의사샘께서 응원해주셨습니다. 저의 멘탈에 대한 엄마의 너무 지나치게 큰 영향은 좋지 않게 보시지만, 진입장벽은 낮지만 버티기 힘든 코딩(주관식의 세계) 쪽보다는 공무원 시험(선생님 왈, 환자가 강점이 있는 객관식의 세계)을 보는 게 낫다고 본다고 엄마와 같은 의견을 제시하셨습니다. 상위권 컴퓨터공학과를 나오지 않은 제가 소위 땔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동의하셨습니다. 막막한 상태에서 당장 취직하고 자리잡고 싶다는 근시안적 몸부림에서 선택한 결정이긴 합니다. 친구 딸이 초등학교 입학하는데 예쁜 가방 정도는 턱 사주는 엄마 친구가 되고 싶었어요.


6. 수험공부를 하다가 항상! 항상 너무나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다른 길로 정신이 빠지는 저 자신을 저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7. 새벽운동 정말 좋습니다. 운동하면 하루 내내 지칠 줄 알았는데 하루 내내 힘이 솟네요. 신기합니다. 원래라면 산산조각으로 부수어져 나갔을 멘탈은 규칙적 생활과 적당한 현실도피적 마인드? 대가리 꽃밭 마인드?로 어찌어찌 지켜내고 있습니다.


8. 작년 여름에 하루 5개 넘게씩 마구 먹어댄 아이스크림 '와'는 20kg의 살로 변해서 빠질 생각을 않네요. 교육 시작까지 여유가 생겨서 하루에 운동하는 시간을 조금 더 늘리기로 했습니다. 뭣보다 부모님처럼 당뇨가 올까봐 걱정입니다. 작년엔 정말 미쳤었나봐요!


9. 한 달 남짓 여유가 있으니 이 때 딱 면허를 따면 어떨까 생각 중입니다. 원래는 엄마 모시고 여행을 생각했는데 엄마가 전혀 그럴 기분이 아니셔서 여행 계획은 완벽하게 무산됐습니다.


10. '윤성우의 열혈 C 프로그래밍'을 '7번 읽기 공부법'으로 읽고 있습니다. 원래는 정독하면서 하나하나 문제 다 따라하는 편이었는데 도저히 진도가 안 나가서 안 되겠습니다. 뭔가 새로운... 획기적인 공부법이 없나 자꾸 찾게 됩니다. 저의 지능에 의구심이 듭니다. 상당한 인지능력 저하가 일어났고 이게 좀 비가역적인 데미지를 입은 상태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단어들이 바로바로 생각이 안 나네요ㅠ_ㅠ 뇌는 쓰면 다시 좋아질테니 열심히 굴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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