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진단받지는 않았지만 책이나 영상을 통해 제가 우울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공존질환인 불안장애도 항상 있어왔고, 최근에는 청소년기에도 우울증이 계속 있어왔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일기를 쓴 기간은 몇년도 아니고 11개월 정도 이지만, 그동안 내가 써왔던 일기가 이곳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조심스럽게 올려봅니다.
운동30분 정도 하니 하루이틀 사이에 기분이 달라진게 지금 새삼 느껴져서 2일 차이나는 일기 2개 비교해서 올려봐요.

이건 21년 7월 10일에 그렸던 그림과 일기.  2021. 7. 10.
리버스트렁크 트위스트 100 레그레이즈 100 힙 브릿지 40 엎드려 다리올리기 40 바이시클 크런치 10 무릎대고 팔굽혀펴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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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팔굽혀펴기 해봤는데 전보다 배에 힘이 생겨서 그런지 확실히 하기기 수월했다.
아직까지 완전히 밑으로 내려갈순 없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전보다 확실히 발전했다.
무릎꿇고도 하나하기도 버거웠던 때에비해 확실히 좋아졌다.
처음엔 리버스트렁크트위스트(레그레이즈 사이드 버전) 100개 , 레그레이즈 다리접고 50개로 시작했다.
당시엔 10개만 해도 숨이차고 허리아프고 하기싫고 힘들었던 것이 지금은 속도도 꽤 붙고 다 하고 나도 그리 힘들지 않다.
처음보다 근육이 붙은게 느껴지고 꽤 늘었다. 이젠 아파도 기분좋게 아프고 조금만 하면 근육이 더 붙을것 같으니까 쉽게 포기 하지 않는다.
운동을 한날과 안 한날의 기분 차이도 꽤 크다 특히 운동을 며칠 쉬면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고민도 많아진다. 운동을 하면 사람이 심플해져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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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근손실(?)(내가 이 표현 쓰니까 조금 웃기다) 오기전의 나와 내 지금의 몸상태가 너무 비교가 되니까 운동을 할때마다 열등감이 엄습해서 오래 지속해나가기도 쉽지 않았는데
그래도 모르겠다 하고 2주일정도 지속하니까 조금씩 재미가 붙어서 계속 하게 되는것 같다.
나는 운동을 전문적으로 한사람은 아니지만 학생때 대학 과탐방을 갔다가 소방학과 이벤트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허리 힘 측정 100kg이상 나오는 사람한테 상품을 주는 것이였는데 나는 남자애들이 힘 75kg 찍을때 혼자 95kg를 찍었던 사람이다. 당시 소방학과 선배들이 난리나서 스카웃해간다고 기념으로 단체사진도 찍었다.
몸무게도 지금만큼 나가지도 않았음에도 그정도였으면 얼마나 근육덩어리였나 싶기도 하고. 아마 그때 삼대가 뭔지 알았으면 적어도 270은 찍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 삼대 함 측정해보고 싶다)
여튼 날쌘 편은 아니였는데 근육쓰는건 뭐든 잘했다. 과거에 이렇게 건강했으니까. 지금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니까 그리고 내가 내관리 안한 세월이 정상적인 시간을 보낸것이 아니다보니까 더욱더 내 자신에 대한 열등감은 깊어져만 갔다.
남도 아니고 과거의 나랑 비교를 그렇게했다. 그러니까 자연히 억울한마음밖에는 들어오지 않더라.
그런데 그걸 인정하고 현재의 나에 초점이 맞춰지는 순간 그 열등감이라는 것이 눈녹듯 사라지고 앞으로 나아갈수 있는 듯 하다.
열등감이란 그 대상이 남이 됐든 내가 됐든 과거로부터 온다.
내가 이랬는데 쟤가 저랬는데 그 생각은 자연히 지금도 이런데 분명 앞으로도 이럴거야 라고 미래에대해서까지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든다.
미래는 현재의 내가 얼마나 어떻게 하냐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경험과 판단으로써 현재의 나를 옥죄어 미래까지도 막게 되는 것이다.
열등감과 질투란 참으로 인생에서 쓸데없는 감정중 하나인것 같다.
그냥 하면 되는데 그것에 사로 잡혀 있으면 아무것도 하기 싫게 만든다. 그냥 안될것만 같다. 해보지는 않았는데. 그냥 안될것만 같다.
그래서 내가 저번 글에도 말했지만 내가 나를 알아가는것 그게 제일 중요하다.
남이 판단하는 나 말고, 내가 내자신을 판단해야만 한다. 그래야지만 진정으로 한 걸음씩 나가설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자존심이란 놈이 똘똘 뭉쳐 나는 절대 이런 사람이 아니라고 우기는데 내가 못하는거든 잘하는거든 이녀석 때문에 쉬이 인정할수 없다.
내가 내스스로를 용납하지 못하면 깨달을때까지 헛돈다 헛돌면 괴롭다. 공허하다 그래도 깨달을때까지 고통받기 때문에 언젠가는 고쳐지지만
오래도록 내 뒤 돌아보지못하고 산 사람은 그것또한 꽤 오래걸린다.
그런 의미에서 좋든 싫든 사람을 꾸준히 만나고 내자신에게 자주 질문을 던지고 내가 답할 시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나는 코로나 덕에 그런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지금도 충분치 않지만 차차 나아지는 중이다 그래서 좋다.
내 자신에게 솔직해 지는 일은 가장 어렵지만 편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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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2. 3. 2. 현재.
ADHD를 진단받고 3일이 지났다. 혹시 내가 그전부터 느껴왔던 증상이 있나 하여, 내가 썼던 일기들을 다시 둘러봤다.
역시나 싶은 증상들이 있었지만 나는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극복해보려고 노력했던 내 자신이 대견했다.
고통스러워 울었던 덕분에 오늘이 더 쉬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한 내 자신이 고마웠다.
내가 겪었던 우울이 당신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당시의 내 생각들이 공감과 힘이 되길 바라며. 그리고 내가 그랬듯이 당신의 우울이 당신의 양분이 되길 바라며.
일기장의 소갯말처럼 내 모든 발버둥은 유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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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했던 명언. 다른건 다 와닿지 않았다. 지금보면 딱 ADHD에게 맞는 명언.
<잦은 실패에 힘이 들 때>
나는 젊었을 때 10번 시도하면 9번 실패했다. 그래서 10번씩 시도했다. -조지 버나드쇼
출발하게 만드는 힘이 동기라면 계속 나아가게 만드는 힘은 습관이다. -짐 라이언
궁금증을 풀고 싶다면 어느 주제에 대한 것이든 호기심이 발동하는 그 순간을 잡아라. -윌리엄 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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