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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록 - 1
Level 3   조회수 147
2021-10-07 00:35:56

인지치료를 받고 제 자신을 깨워 나가는 중입니다. 제가 작성한 글 중 몇가지를 추려서 올려볼까 합니다. 그냥 담담히 보아주시면 감사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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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수 있어'


요즘 마음이 너그러워지면서(내 생각에) 많이 드는 생각은 '그럴수 있다' 이다.

누군가 나를 미워 하는것. 내 성향이 그런면이 있으니 그럴수 있다. 내가 저 점원이 맘에 안든다. 저 점원도 사람이니 짜증날일 있을거고 나도 무시당하는 걸 싫어하는 성향이니..그럴수 있다. 내가 아이에게 짜증나는것. 하루종일 애들 보다보면 그럴수 있다. 아이가 떼부리고 나를 화나게 하는 것. 아이이다 보니 통제가 안되고 감정적으로 미숙하고 하니 그럴수 있다. 사람은 기계나 화학식과는 달라서 모든 것을 딱 잘라서 재단할수도 없고 그렇게 행동하지도 않는다. 인간을 가장 이성적으로 분석한 결과는 인간은 비이성적이라나 뭐라나...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서 이렇게 되야만 해 라는 마음을 버리고 '그럴수 있다' 라는 마법의 주문같은 말을 되뇌이면 갑갑한 껍질을 한풀 벗긴것처럼 시원한 마음이 들때가 있다. 내가 인지치료를 받고 현자로 다시 태어나서 모든걸 다 맹목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것이 아니라, 그냥 사람을 바라보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살짝 마음을 놓아버리고 받아들인다. 내 마음이 이러쿵 저러쿵, 상식적으로 이러쿵 저러쿵 하기 전에 그냥 되뇌여본다. '그럴수 있어'


'더 깊은곳의 속마음'

흔히들 속마음이 뭐야 라는 말들을 이야기 한다. 근데 여기서 이야기 하는 속마음이란 남들이 모르고 나 혼자 생각해놓은..오픈하지 않은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보다 더 깊은, 나조차도 모르고 있었던 감추어졌던 속마음을 알게 되고 나면 자신조차 놀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남을 걱정하는 행동과 발언속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깨알같이 숨어있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 정당하게 분노하지만 그안에는 상대방으로부터 무시당했다는 분노가 고개를 들고 있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놔두었을때는 이 감정들이 나를 어디론가 마음대로 이끌고는 했다. 하지만 인지 치료를 받으면서 이러한 더 깊은 곳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려 노력하고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으면서, 나를 조금더 편하게 바라보고 다스릴수 있는 힘이 생긴것 같다. 본인조차 몰랐으나 이제 조금씩 깨닫기 시작한 더 깊은곳의 속마음을 자주 느끼고 들여다봐야겠다.



'음미'

깨어있으라 라는 말은 참 와닿는다. 요즘 느끼는 것중 하나가 음식을 먹을때, 풍경을 즐길때에도 깨어 있는 것이다. 특히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 허겁지겁 '양'에 치중해 많이 그 맛을 온전히 못느끼고 삼켜버리듯이 먹은 경우가 많았다.(그래서 ad들이 비만이 많은가 상상해보았다.) 요즘에는 음식을 먹을때에도 깨어있으려 한다. 정갈스럽게 한 숟가락 음식을 올리고 그 색과 형태를 눈으로 기억하고 천천히 씹어서 '느낀다'. 음식을 씹는 매 순간 깨어있으려고 노력한다. 적은 양을 먹어도 더 행복하고 포만감도 오래간다. 마찬가지로 집에서 아이들 음식을 차리고 먹을때에도 대충 접시하나에 다 구겨넣어서 먹는게 아니라, 이쁜 접시나 컵에, 손님을 대하듯이 정성스럽게 차려서 내 자신을 대접하려 노력한다. 매 순간을 깨어있고 음미한다. 여행을 가서 풍경을 볼때에도, 휴식을 취할때에도 이쁘고 정갈하게 음미하려 노력하니 별반 차이없는 내 삶의 행복과 만족도가 두배로 올라가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행복이 별건가 이런게 행복이지..조금 다른 주제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도 사랑할수 없다'라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매 순간을 깨어있고 음미하며, 나 자신을 귀한 손님처럼 대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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