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말, 1년 간신히 넘긴 네일재료상을 짤리다시피 퇴사했다. 사유는 업무능력부족. 내가 못미덥댄다
2019년 9월 중순, 정신과에 간호조무사로 들어갔다가 3개월을 채 못 채우고 짤렸다. 사유는 업무능력부족. 열심히 하는 건 알겠는데 열심히 하는 거에 비해서 습득하는 게 너무 느리단다.
2019년 12월 1일, 동네 종합병원에 간호조무사로 들어갔다가 3일만에 스스로 사직서를 쓰고 나왔다. 사유는 개인사정이라고 적었지만 진짜 이유는 자신감 부족이었다.
2019년 12월 20일부터 현재 2020년 1월 17일까지 피시방에서 알바 한달 하고 또 그만두고 나왔다. 이유는 새벽 다섯시 반부터 일어나야 해서 체력이 너무너무 딸리고, 피시방에 음식종류가 너무 많아서 외우는 게 잘 안 되고, 결정적인 이유는 사장이 너무 못돼먹었다.
나는 어떤 일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같이 일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세상에 내가 이렇게 재밌어하는 피시방 일을 이렇게나 하기싫게 만들 수도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사람이었다. 대단한 사람임. 박수쳐드림. 세상세상 불가능이란 없나보다. 이런 사람을 만날 줄이야. 드러웠고 다신 보지말자. 돈 제대로 부쳐라.
내가 자존감,자신감이 상당히 바닥을 치고 있긴 한가보다. 어느날 거기 일하는 언니가 쪼금 뭐라고 했다고 울음이 나오려고 했다
(오전에 내가 해야 할 일들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상태로 내가 그 다음 일을 하고 있었음 - 그 다음 일도 시간내에 빨리 못해서 주문들어오는 걸 언니 혼자 감당하기가 힘들었나봄)
절대 큰소리로 혼낸 것도 아니고 그냥 진짜 조용히 말한건데 다른 사람같으면 그냥 네 죄송해요 하고 뒤에가서 씨를 깠으면 깠을 테고 할말 다 하는 사람같으면 그 자리에서 말대답 다 했을 텐데 난 왜 툭하면 풀이 죽고 기가 죽는지 그날 집에오는데 뭐 대단하게 혼이 났다고 그거갖다 왜 울음이 나올려고 하는건지도 모르겠고
연휴 지나고 다른 피시방을 좀 이번엔 진득하게 여러군데 면접을 보면서 급하지 않게 천천히 좀 알아볼까 했는데 신랑 하는 말이 뭔가 새로운 걸 배워보는 건 어떠냐고 했다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할 때에 새로운 걸 배워서 성취감을 얻으면 짜릿하고 좋다고 말이다 사실 신랑이 누누히 얘기했던 거였다 근데 내가 하다 말고 하다 말고 항상 끝을 못봤다 오빠가 그 말도 했다. 이번엔 한번 끝까지 하나라도 해보라고
근데 진짜 웃긴 건 이 와중에도 걱정 되는 게 뭔가를 배운다고 치자 그 배우는 와중에도 자책할까 봐 걱정된다 뭔가를 배우면 재미를 붙여야 되는데 재미를 못붙이고 그 와중에도 난 이것도 못하네? 저것도 못하네 이러고 있을까봐 걱정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무튼 고민이다 내가 일을 하면 할수록 계속 이렇게 마음에 상처만 더 생기는건 아닌가 겁도 나고 한편으로는 현실적으로 나도 같이 돈벌이를 해야 좋을텐데 싶고 밝은 글좀 써야 되는데 최근 올리는 글마다 우울터져서 나도 싫다ㅜㅜ 힝
마무리를 어케 해야될지 모르겠당 2020년 경자년도 고군분투 하는 한 해 됩시다 !!!!!
사랑해요 경자씨
(경자는 소인 어머니 성함이기도 하오 T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