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일정 끝내면 햄버거 먹어도되??” 서른 네쨜 어른이 사장이 동갑의 팀장에게 물어봅니다.
“어..그래;;;” 황당한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한 팀장이 자리를 뜹니다.
최근 급하게 사무실을 옮기고 생산능률을 높이느라 하루를 딱 일주일처럼 쓰고있다.
그래서 햄버거 먹어도 되냐는 아이같은 질문은, 실은 나에겐 엄청난 변화와 희망을 내포한 질문이기도 하다.
어릴때부터 뭐 하나 제대로 끝내본 적 없기에, 최근 @진단 후 조금은 달라진 [끝맺음]에 대한 기대+걱정을 담고 있고.
늘 자제력이 없어 (특히 식욕에 대한) 일상적 컨트롤이 힘들었으나, 최근엔 야식/자극적인음식/폭식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제력]이란 놈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항상 멋대로 행동하고, 겉으로는 매너+배려+평화의 아이콘인양 굴었으나 실상 욱하는 성질머리로 살아왔던 내게 [사회성]이란 것도 다듬어지는 것 같다.
이 어이없는 질문을 하고선, 그래도 나는 스스로 대견하다고 이렇게 글로 기록을 남긴다.
그동안 그렇게도 간절히 원했던 평범한 삶이 찾아오는 기분, 아직은 좀 거북하기도 하지만 건강한(=근거 있는) 걱정과 적당한 감정기복, 작은 성취도 감지할 수 있다는게 신기하기만 하다.
올해까지 오는 인연은 나에게 도움을, 내년에 오는 인연은 내가 도움이 될 사람들이란다. 지금 생각으론 부담도되고 걱정스럽지만, 햄버거에 명랑 핫도그를 추가할만큼 진도가 나간다면 귀한 인연들에게 기꺼이 조금은 커진 그릇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