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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를 마치며
Level 3   조회수 129
2019-12-15 00:09:22

마지막 글을 쓰고 약 1개월이 지났다. 그 동안 글쓰기를 소홀히 하였기에 필력이 좋지 못하여 걱정이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칭찬 받았던 유일한 장점이 글쓰기였으니 말이다.


가장 최근의 글을 쓰고 1개월 정도가 지나 기말고사를 치렀다.

마지막 중간고사가 너무 늦게 치러서 그랬는지 정신적, 신체적 탈력감이 심했다.

거기에 내가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서 그런지 끝나고 나서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슬슬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2개가 다가오기 시작했고 

내용이 급격하게 어려워지는 기말고사 범위도 잘 대응해야 했던 한 달이었다.


그 동안 나는 무엇이 바뀌었을까?

내가 돌아보기에는 긍정적인 변화는 크게 관찰되지 않는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나머지, 이를 부정하고 도망가기 일쑤였다.

결국 마감일이 눈 앞에 닥치니 부랴부랴 마무리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까지 해냈다는 점이다.

학습이 미진하여 아무리 잘 받아도 C를 넘기 힘든 과목들도

어떻게든 외워가서 시험을 치렀다.


생애 첫 5전공(프로젝트 2개 포함)을 해보는데

상대적으로 널널하게 들을 수 있는 과목이 포함되어서 그런 것인지 덜 힘들었지만

이런 실력으로는 더이상 학교에서 살아나기 힘들 것 같았다.


내가 코딩과 수학, 어느 하나 똑 부러지게 잘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4개월의 시간을 돌이켜보자면

너무나 다양한 방면에서 각자의 능력을 숙달하기를 원하는 교과 과정 덕분에

나의 근본 실력이 성장할 여력은 없었던 것 같다.

학부생으로서의 학교 생활이 이런 것인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나쁜 것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나는 은둔자처럼 숨어서 자기만의 일에 골몰하는 스타일의 인간이다.

사람들과 두루 잘 지낸다는 것은 내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방학 기간에 나만의 골방과 시간에 파묻혀 내 나름대로의 시간을 보내며 즐거웠지만

심한 고립감으로 외골수로 변해가고 있었다.


학기 중에 학교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며 사회성 회복의 기간을 보내니

대중들의 '상식'이 무엇인지 익힐 수 있었다.

그리고 코드가 잘 맞는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고초가 나중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되는 것일까?

이는 확실할까? 이런 의문을 품고 나는 다음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평범함'이라는 범주에서 이탈한 나로서는

남들이 보편적으로 제시하는 '왕도'를 비판 없이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남들이 알아보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장점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가?

나는 나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가?


답이 쉽사리 나오지 않는 질문을 갖고 또다시 치열하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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