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원 후원했던 것 빼면 별다르게 도움이 된 것 같지도 않은데 갑자기 블로그가 생겼다. 레벨이 올랐기 때문이다. 대화방도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블로그 메뉴에 글도 쓴다. 쓰다 보니 블로그 메뉴에는 글자 수 제한이 있다. 테스트 겸 예전에 써놓은 시를 올린다.
친구 하나는 이 시를 읽고 '독일 통일을 겪은 동독 출신 시인이 쓸 법 한' 시라고 평한 바 있다.
얼, 그레이
미국 속물들이 만든 몰취미한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접시 몇장을 비워버린 나의 부도덕함을 씻어내리기 위하여, 집 현관문을 밀어젖히고 들어오자마자 그녀를 탐하기 시작했습니다. 달아오른 그녀의 목덜미와 손목 안쪽에서는 말라비틀어진 오렌지껍질의 냄새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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