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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뭐로해야할지모르겠다
Level 3   조회수 103
2019-09-24 10:40:31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스틸녹스를 먹고 누우니

부작용이 더 심하게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속도 울렁거리고 뭔가가 매우 불편했다. 

다른 사람이 소소하게 단톡방에서 얘기하는 것 조차 짜증나고 불편해서

대화방을 다 나가버리고 두 눈을 감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가끔 이렇게 구역질이 심해질때면

아무것도 보기 싫고 듣기 싫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버린다.

사람은 본성은 그대로고 단지 사회성이 향상되는거라는데

나의 본성은 굉장히 기민하며 짜증을 많이 내고 이기적인 사람이 아닐까.


몸이 너무 안좋고 머리가 녹는 기분이 든다.

몸이 요 며칠동안 너무 아팠는데 확실히 육체가 건강하지 않으니

정신까지 피폐해진다.


나와 약속했던 고군분투도 이때는 아무 소용이 없어진다.

일을 나가기가 너무 싫고 지금 힘든 내 자신을 너무 챙기고 싶다.


다음날 약을 먹고 자면 괜찮아지겠지. 그럴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전혀 아니었다. 약을 먹고 나서도 이 우울감은 도통 사라지질 않는다.

아니, 사라지라고 말한적도 없던 것 같다.


그냥 예전의 나로 돌아온거다. 

원래 나는 이런 사람이었지. 그래 본성이 그랬어. 단지 상태가 좋아져서

잠시 원래의 나를 잊고 있었던 것 뿐인거지. 이랬던걸 원래부터 알고 있었으면서

왜 모르는척 하는지 뒤에서 우울이 이렇게 비웃고 있다.


/



우울은 평생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가려져 있었다. 

해가 기울어질때 가장 길게 뻗어 커지는 그림자처럼

내 해가 저물어갈 때 즈음 나를 잠식하는 그림자는 해가 완전히

지고 나면 깜깜한 어둠처럼 나를 완전히 잡아먹을까?


노을이 지고 완전한 밤이 된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밤이 무섭다고 울고불며 난리를 치다가 해가 뜨길 기다릴까,

아님 그걸 견디지 못하고 영원한 밤이 될까 


나는 그래서 밤이 싫다.

영원히 해가 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림자는 사라지는게 아니라 해가 내 머리 위에 높게 떠서

발 밑에 숨어있는 건데 나는 그걸 평생 없다고 느끼고싶다.


이렇듯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모를 뿐이다. 누군가의 그림자가 되는 것도 싫고

어떠한 이유 때문에 내 그림자를 보는 것도 싫다.


나는 평온해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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