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18(1) 형설지공 조회수 39 2019-04-18 11:11:59 |
오늘 첫 일기다.
일기라고는 하지만, 아마 힘들 때나 심심할 때,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커서 아무 때나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하루에 두 번 이상 올릴 수도 있고, 아예 올리지 않는 날고 있을 것이다.
아직 하지 못한 내 뒷배경을 마저 설명하려고 한다.
1. 여전히 칭찬히 어색하다. 어제 올린 첫 글을 보고 필력 좋다고 많은 블로거님들이 칭찬해주셨다. 이는 내 학습을 코칭해주시는 코치님도 똑같은 말씀을 해주셨다.
여기서 말하는 학습 코치님이란, 우리 학교에서 학점이 2.0이하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프로그램에서 나를 도와주시는 분이다.
(참고로 이 프로그램은 강제가 아니었고 내가 필요하다 느껴서 신청했다.)
글을 잘 쓴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글을 잘 쓴다고? 그저 한자어를 많이 섞어 써서 그렇게 느끼는 것 아니야? 글의 구조가 없는데 잘 쓴 글이라고 하는 것이지?'
하고 부끄러울 때가 상당히 많다.
나는 오히려 진짜 내 실력으로
"형설지공 저 녀석 공부 잘 해. 수학은 물론 물리도 잘 하더라고. 크게 될 놈이야."
라는 말을 들어 보고 싶다.
물론 이 말은 더 쑥쓰럽다 ㅋㅋㅋㅋㅋㅋㅋ
2. 짝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 그러나... 나는 외로움을 잘 탄다. 그래서 학교 중앙 동아리에 가입을 했다.
평소에 서예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펜글씨 교정을 하면서 뿌듯함을 느꼈었고 서예를 하면서 마음 수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친목보다는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 서예 동아리에 가입을 했다.
가입은 했지만, 휴가를 사용해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던 나는
도중에 몇 번씩 부대에 들어가야 했고 이상하게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중요한 술자리에 끼지 못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을 알지 못하며, 나이도 잘 모른다.
정기적으로 하는 수업도 하필 재수없게
저녁 수업 때문에 듣다가 도중에 나와야만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 수업이 끝나고 단톡방에 술집 이름이 떡하니 올라와 있는게 아닌가?
이건 마지막 기회야!
싶어 자취방에 짐 다 벗어던지고 거기로 갔다.
앉는 자리도 좁았다. 어떻게든 낑겨 앉았다.
술을 좋아하는지라 꿀렁꿀러아 잘 넘어갔다.
취기가 올라서 목소리도 좀 커지고 싱글벙글했다.
나와 같은 신입 회원이지만 19학번 여학생이 내 앞자리에 있었다.
웃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금사빠했다.
눈도 자주 마주쳤다. 바보같이 쑥쓰러워서 눈을 떨구긴 했지만....
동아리 총MT도 갔다. 사람들이 누구누구 있는지 알아보려고 갔다.
나는 내향적인 성격이고 코드가 그 사람들과 잘 맞지 않았다.
인싸들의 세계란 어려운 것이다;;;; 젠장...
그런데 나처럼 잘 못 어울리고 혼자 방황하던 그 여학생이 눈에 자꾸 보였다.
가서 챙겨주고 싶었는데, 직접 가서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들이대는 것 같았고
본인이 너무 싫어할까봐 멀리서 힘들어하지는 않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그저 할 수 있었던 일은 안색이 안 좋을 때 "괜찮니?"하고 물어봐주는 것.
그리고 필요한 물건 있으면 가져다주는 것. 이게 전부였다.
총MT는 정말 지루하고 재미 없었다.
내 머릿속에는 온통 과제 생각 뿐...
바보같은 나는 그 자리에서 다들 취해 쉬고 있을 때
과제를 하고 있었다. (미친 ㅋㅋㅋㅋㅋㅋㅋ)
엠티방에서 밤을 샜고 뒷정리도 최대한 많이 도와드렸다.
왠지 모르게 솟아오른 책임감에 뒷정리도 많이 도와줬다.
묵묵히 청소에 매진하고 있던 내게 다가와 그 여학생은
"오빠, 청소하시는 거에요?" 라고 묻길래
어색하게 "어... 왠지 해야할 것 같아서..."라고 말했었다.
몸과 마음이 피곤해서 첫 차타고 집으로 갔다.
그 이후로 그 여학생이 자주 생각났던 것 같다.
페이스북 대나무숲 같은 데에 글을 싸질러 보기도 했다.
그녀에게 톡 하는 것도 긴장 되어서
친구들에게 검증을 받은 후 보냈고
보낸 후 다시 피드백을 받았다. (이거 뭐 과제도 아니고 ㅋㅋㅋㅋㅋ)
그리고 벚꽃이 피고 말았다.
벚꽃의 꽃말이 '절세가인'이라 하더라.
그 여학생을 지칭하는 말인 것 같았다.
나는 자기 수양, 자기 수양, 자기 수양 하면서 공염불이나 외치고 있었고
그녀는 결국 동아리 회장과 정식적으로 연인 관계가 되었다.
아쉬웠다. 적극적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자신감 없고, 아직 비만 상태인데다, 돈이 없어 옷이나 머리에 신경을 못 쓰고 있었다.
체크 무늬 남방에 청바지, 머리는 덥수룩... 이거 완전 공대생 아니냐?!?!?!?!
나는 결국 한참 전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네이버에 벚꽃의 꽃말을 검색해보니 절세가인이란다. 분홍색 벚꽃잎처럼 아름다운 OOO(여학생 이름)으로 늘 기억되기를 소망한다. 난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뚜렷한 개성을 가진 굽어서 일어난 소나무처럼 숲을 지킬 테니."
운동과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나의 매력을 높이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그 여학생에 대한 사랑은 포기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지금은 가볍게 대화할 수 있는 정도로 발전했다.
다행이라 생각한다.
2. 대학 공부는 왜 이렇게 어려운지...ㅠ 새롭게 시작도 했고, 자신감을 가져보기 위해 성적에 사활을 걸어보았다.
그런데 전공 내용이 너무 어렵다...
그리고 매일 예습하고 복습하는 습관을 만들지 못했다.
학습 코치님은 '21일의 법칙'이라는 습관에 대한 법칙을 설명해주셨지만
나는 각종 핑계를 대면서 중구난방으로 했다.
이제 시험 4일 남았는데
하..............................................................................................................................................................................
에이엡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노 선생의 글을 잠시 읽었다.
'하고자 하는 것을 최대한 잘게 나누고 하라!'
좋아. 정말 잘게잘게 나눠서 조금씩 해 보자고!
신에게는 아직 4일이 남았습니다.
이번 중간고사를 잘 PASS하여 학기 말에 A+을 가져오겠습니다.
신을 믿고 따라주십시오.
라고 방금 이순신 장군처럼 비장하게 말해보았다.
다들 자신을 잘 추슬러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