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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가고 있습니다.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행복하네요
Level 2   조회수 159
2019-07-01 14:02:36

몇 달 전, 원장님께 혼났다고 글을 썼던 이준우라고 합니다.


그 날 이후, 보건증을 끊고, 구인구직을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사이트(알바X, 알바XX등)를 접속을 했습니다.

접속해서 구인란을 살펴보는순간 '내가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휩싸여 겁나고 무서워서 잠시 보다가 꺼버리고

'아냐 그래도 일을 하라고 했으니까 찾아보자' 라는 생각으로 다시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다시 접속하는 것 만'2주'를 했습니다. 그 결과


(하루라도 빨리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한다는 조급함) + ('내가 다른사람처럼 일을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걱정) + ('이대로 못구히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

= 위축 및 좌절, 우울감 증가 라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리고 매주 병원에 내방해서 원장님과 만나는 날이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원장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무섭지 않은 척 했지만 너무 무서웠습니다. 원장님께서 아르바이트는 구했냐고 가볍게 물어보는 질문에 

 저는 "지원을 했지만 잘 구해지지 않네요 원장님 헤헤" 라고 말을 하면서 속으로는 '죄송합니다 혼나기 싫어서 거짓말을 하고있네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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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차가 되었습니다. 이젠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왜 내가 이딴 거에 겁을 내야하는거지?' '이거 하나때문에 내가 왜 아파야 하는거지?' 라는 생각에 휩싸인 후 저는


홧김에 온라인 지원 및 문자지원을 연속으로 5곳을 했습니다. 화가 가라앉은 후 저는 '내가 뭘저지른거지?' '이런식으로 막 넣어도 되는건가?' 겁에 질렸습니다.

하지만 그날 저녁, 한 곳에서 면접제의 문자가 왔습니다. 그 후, 면접을 보고 탈락을 했습니다. 마구잡이로 이력서를 던졌는데 면접제의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고 당황스러웠습니다. 그 이후 계속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계속 탈락을 했습니다. 기존처럼 다시 위축되기 시작했지만 기존과는 뭔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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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차가 되었습니다. 병원 방문날, 원장님은 아직 구인구직상태인 저에게

현재 사회가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예전보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힘들 수 있다며 얘기 했고, 계속 부딪치라고 얘기했습니다.

계속 시도를 하고, 실패를 하고, 스스로 원인분석을 하고 다른 방법으로 또 부딪쳐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정 안되면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라고 했습니다.


그 날 저녁 저는 현 상황을 얘기하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부모님은 '현재 계속 아르바이트 채용이 되지 않는 이유는 네가 못나고 수준이 떨어져서 뽑지 않는게 아니라 자기 가게에 원하는 규격 및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뽑지 않은거다. 계속 떨어진다고 위축되지마라'며 위로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몇일 후 아버지는 저를 데리고 일자리센터에 데려가서 구인구직 신청서를 작성시켰습니다.


일자리 센터 내 주무관님께서 저를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제 전공에 관련된 직업을 구하려 하지 않으려는 저를 회유하고, 전공 관련된 곳으로 최대한 알아봐주었습니다.

주무관님께서 한 가게의 정보 및 전화번호를 주었습니다. '이 곳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으니 전화해서 면접을 보러 가라' 말했습니다. '당신은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격려도 해줬습니다.

저는 여기서 또 두렵고 망설이기 시작했습니다. 2주간 겪었던 증상들이 다시 나타나 제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렇게 무서워하고 고민했으며 시간은 가고있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기행을 저질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행동은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주무관님이 가르쳐준 가게에 지원을 하지 않고, 아르바이트 구인구직사이트를 통해 알아본 다른가게들에 직접 전화를 해서 지원을 했습니다. 이전까지 제가 최대한 용기내서 한 시도는 문자지원 및 온라인 지원이었는데 이번에는 직접 가게에 전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전부 거절을 당했습니다.

 거절 당한 후, 이상하게도 저는 스스로가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제가 지원한 곳들에게 모두 거절을 당했지만, 이 실패들은 지금까지 내가 생각한 만큼의 아픔들의 수준이 아니라는 걸 나에게 직접 증명해서 

내 안의 두려움과 망설임, 고민들을 해소해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음 결심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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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차가 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주무관님이 준 가게에 전화를 하고 면접날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면접을 보러 가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보자' 라고 생각하면서 면접에 대비했으며

'이젠 되돌릴 수 없으니까 그냥 해보자' 라고 불안해하는 나를 달랬습니다. 그리고 '여기 떨어지면 다른 곳들 많으니까 가볍게 가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가게에 들어갔고, 사장님께 인사드리면서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왔다며 웃으며 말했습니다

사장과의 면접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사장이 저를 데리고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내일부터 같이 일하게 된 사람이니까 미리 인사들 나누렴' 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합격했습니다. 가게를 나오면서 주무관님께 전화를 해서 몇 번이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도 전화를 드려 이제 다음날부터 나가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고 두 분 다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원장님께서도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끝내 해낸걸 축하한다 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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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다시 쥐어준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무리도 많이 하지만 조금씩 적응을 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남은 시간들은 제 나름대로 영역을 나눠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이 얘기를 하자, 상담선생님과 원장님 두분 다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칭찬하셨습니다.


일하고 남은 시간들을 몇 구간으로 나누게 된 계기는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남은 시간들을 평소대로 아무것도 안하고 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오랜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영역을 나눴습니다. ('큰 영역으로 나누고, 적당히 지킬 수 있고, (반드시 해내야 한다!) 가 아니라)해도 되고 안되면 말고 수준으로') 


 그러자 기존과 다르게 하루를 나름대로 알차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의도치 않게 하루를 영역별로 나눠서 제 나름대로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를 돌아 봤을 때, 올 해 제 인생 중에서 제일 열심히 그리고 착실히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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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 처럼 살기 위해 기본적인 조건 3가지 중 가장 중요한 노동의 영역을 충족시키는데 '5주'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비록 아르바이트고, 짧은 시간만 일하게 되었지만 저는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제가 해낼 수 있는 역량은 여기라 생각합니다. 


가끔 '다른사람들은 아르바이트 구하는거 일주일이면 구하는거 너는 뭐 그렇게 오래걸렸냐' 라는 생각이 문뜩 떠올라 씁쓸해지곤 합니다. 

이런식으로 스스로 팩트로 명치를 쳐서 아프지만 틀린말이 아니라 인정할수밖에 없습니다. 예전에는 '맞아 난 다른사람보다 많이 수준이 떨어지나보다' 라고 자책을 했을겁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생각에 '에이 뭔소리야 내가 왜 수준이 떨어져 말도 안 돼는 헛소리하지마' 하면서 부정하는 식으로 외면했었지만 그 방법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맞아 난 다른사람보다 많이 수준이 떨어지나보다' ​라고 말도 안되는 주장에 수긍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나중엔 사소한 실수에도 심한 죄책감 및 자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많이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아르바이트 구하는 기간의 차이는 많았지만,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다는 결과는 다르지 않습니다.

즉, '나도 남들처럼 뭔가를 할 수 있다' 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예전에 생각했던 '나는 다른사람들 보다 많이 수준이 떨어지나보다' 라는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제가 직접 행동으로 증명해서 반례를 보여줬고 스스로를 납득시켰습니다.


​저는 이 점을 지금까지 치료하면서 나온 성과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올 해 병원에 가야겠다는 결심 및 행동의 결과가 저에게 이런 선물들을 안겨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치료를 하면서 제 안의 사고방식이 점점 변하는 것을 느낍니다. 다시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누군가가 행복하냐고 물어본다면 지금은 행복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인데 지금은 하루가 행복하냐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첨부파일KakaoTalk_20190430_144449738.png (103.7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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