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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원장님께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Level 2   조회수 352
2019-04-30 15:22:32

저는 2월 2주차 쯤 내원을 시작했고,ADHD진단을 받은 것은 3월 중순 정도 되었습니다. 현재 약물치료 및 상담치료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증상들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했으면서, 원장님께서도 다른 환자들 보다 치료 속도라 빨라서 금방 나을것 같다고 했습니다.


약을 복용 한 후, 감정이 격해지거나, 충동적 행동을 하려 하는 행동 또한 치료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최근 몇 주 동안 치료에 나태한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제 때 약을 먹지 않거나, 규칙적인 일상패턴을 깨는 행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원장님께 크게 혼났습니다.


그 이유는 현재 상황에 안주하고 싶어하며 그런 행동들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은연중에 '지금은 상황이 좀 좋아졌으니까 약 적당히 먹으면 나아지겠지' 라는 생각이 있었나 봅니다.


원장님께서는 '26년동안 자기가 아픈 상태인 줄 모른 상태로 아프면서 살다가 이제 내원을 했는데


최선을 다해서 치료를 해도 지금 나이대의 성인이 할 수 있는 사고 및 행동을 할 수 있게 고칠 수 있을지도 미지순데


이렇게 안주하시면서 시간만 보내려 하면 매우 곤란하다' 고 얘기해주셨습니다.


그 속에는 지금까지 뭐든 내가 하면 어설픈 것 같다 생각하면서, 실패투성이 인생이라 느끼면서 살아왔으면서 이제 단계별로 고치려 하는데 왜 따라오지 않으려 하는것이냐 라고 들렸습니다.


이어서 "현재 환자분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것들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데, 1. 잘 먹는것, 2. 잘 자는것, 3. 일하는것 이 있는데


이 중에서 1번 2번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서야 어떻게 3번을 하며, 치료가 제대로 되겠냐"고 말하셨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사회에서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쉽게 드러내는 경우는 집이나, 병원이 대부분이며


그 밖에, 같이 일하고 대화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말하지 않는다 했습니다.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사회에 어필하면서 그에 맞는 배려 및 대우를 요구하는 것은 세상에 잘 통하지 않는다 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해 본 경험이 없더라도, 책으로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아는 사실이지만 환자분은 잘 몰랐을 거라 얘기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배우지 않았기 떄문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나이는 이미 어른이지만, 어른의 상태가 아닌 아이와 같다고 얘기하셨습니다.


그 얘기를 들은 순간, 여러명이 같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인데, 뭐 하나 하는데 망설이며, 이리저리 눈치보다가 결국 선택을 미뤄 책임을 미루려 하는 모습들이 떠올랐습니다. 속된말로 '나이를 헛으로 먹고, 나잇값 못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창피함을 느꼈습니다.


오늘 이렇게 세게 얘기를 할 수 있는 이유가 상황이 호전되었기 때문에 말을 해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즉 방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이런 얘기를 한 마디도 꺼낼 수 없을만큼 제 상태가 엉망이었다는 걸 얘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현재 우리가 치료를 위해 해야 하는 것들이 1부터 100까지 있다 하면 현재 3까지 했다고 얘기 해 주셨습니다.


저는 안일하게도 3까지 했다는 것에 안주하려 했던 것입니다. 이럴때는 사람이 참 소박합니다.


원장님께서는 지금 하고있는 상담치료를 잠시 멈추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을 추천해주셨습니다. 


왜냐하면


약을 복용해서 정상적인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과 일을 하면서 사회성 및 협동심을 기르며, 스스로 번 돈으로 병원비를 납부하는 것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하셨습니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 스스로 번 돈으로 치료비를 납부했다는 성취감과 자신이 사고싶어했던 물건을 사서 소유욕의 충족행위는 


환자분도 다른 사람들 처럼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I am nothing" 이라는 마인드를 어떻게든 깨기 위해서 필요하다 하셨습니다.


'나같은 사람이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남들처럼 못해서 민폐를 끼치면 어떡하지?' '내가 해서 다른사람들이 싫어하면 어떡하지?' 등과 같은 생각들이 '나는 아무것도 아냐' '나는 이런 것도 할 수 없어' 같은 생각들을 강화하는데


이런 생각들을 반드시 타파하고 치료의 다음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아르바이트가 필요하다 했습니다. 


위의 생각들은 과거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했던 고민들이며, 저런 문제들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일을 하더라도 부담 및 피로를 더 느꼈던 경험이 있습니다.


원장님께서 오늘 제 치료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모질고 심한 말들을 많이 했다고 했습니다. 듣다가 많이 화도나고 창피했을테지만 잘 참고 들어줬다고 말해줬습니다.


하지만 틀린말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저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하루에 일정한 패턴을 만들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되도록 빨리 구하라는 말을 들으며 오늘 진료를 마쳤습니다.


여러가지를 많이 느꼈던 진료시간이었고, 저에게는 가장 충격이 강한 진료였습니다.


다시 한번 나는 아픈 사람이란 걸 느꼈고 이 병은 증상이 매우 지독하며 치유되기 위해서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마음이 아니라 반드시 낫겠다는 의지와


원장님의 치료가이드를 꾸준히 따라가는 끈기가 필요하는 점을 상기했습니다


우선 보건증부터 끊으러 가야겠습니다.

첨부파일KakaoTalk_20190430_144449738.png (103.7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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