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내게 검은물이 들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나는 그 검은물을 어떻게든 지워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씻고 또 씻고 뜯어내고 할퀴고 부수고 다른 색깔로 덧칠하고 별짓을 다해보았다. 아무리 지우려 지우려고 모든짓을 다 해보아도 검은 물은 검은 물인거다. 절대 지워질수 없는 평생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사람들은 내게 말한다. 당신은 당신 스스로를 사랑해줘야한다고. 자존감이 너무 없다고 .. 자기자신이 없다고.. 나도.. 나를 사랑해보고싶다. 자존감도 높이고 싶고 자신만만해보고도 싶고 때론 어쩌다 가끔씩 허세라는 것도부려보고싶... 허세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평생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검은물이 지워지지 않는 한 나는 나를 사랑할수도 자유롭게 할수도 없다.. 검은물은 나에게 있어 암세포와도 같다. 보통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고 비록 흉터는 남을지라도 그 고통은 서서히 작아진다. 그런데 내 검은물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온몸으로 번져가고 옥죄어가고 죽어가며 나에게서 단 한모금의 산소조차도 앗아가 버린다. 불안. 공포. 분노. 광기. 우울. 죽음. 무기력. 무의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심해지는 증상들.. 매 순간 생각한다. 아주 좁고 어둡고 숨이 막힐정도로 산소도 없는 곳에서 나는 갇혀서 .. 미쳐가며 서서히 죽어가는 상상을 그리고 매일 밤.. 아니 쉽사리 잠들지못하는 매일 새벽 잠자리에 누울때마다 심장이 요동친다. 때로는 광기의 웃음이 공포가. 불안한 두려움이 심장을 쥐어뜯고 마구 흔들어댄다. 나는 참 애매한 사람이다. 보통은 둘중 하나가 되진 않을까.. 순순히 받아들이던가.. 아님 완전 미쳐버리던가.. 그런데 나는 받아들일수도.. 완전히 미쳐버리지도 못했다.. 아니 지금은 반쯤은 미쳐버린걸수도 나는 언제쯤 이 지옥속에서 빛을 볼수 있을까.. 볼수는 있는걸까.. 이게 평생을.... 아니 영원한 죄의 낙인이라면... 스스로 절대 지워버릴수 없는 내 낙인이라면... 지금 내가 겪고있는 이 통증은 이제 시작에 불과한 엄살인걸까.. 무섭다.. 평범한 삶이라는거.. 그거 ... 굉장히 이루기 어려운 삶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