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아주 오랫동안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야했다. 사랑이 뭔지 배우기 전에, 나는 내가 겉으로만 친절한, 지독히 이기적이고 나를 지나치게 사랑하고 탐닉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심리학을 배우고,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그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배우고 난 후에는 나만큼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는걸 깨달았다. 지금도 천국에서 들려오는 사랑은 너무나 아득하다. 여전히 사람들 반응에 내 모습에 사정없이 흔들리고 그 불안을 달래려고 진통제를 마음속에 끼얹는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쓸데없이 도파민수치만 올려놓는 짓을 그만둔다. 나같은 사람은 모두가 알 것이다. 잠깐은 현실에서 도망칠수있을지는 몰라도 더 깊은 동굴만을 팔 뿐이다. 이건 불량식품이다. 내가 배운 사랑은, 그리고 가끔씩 나의 마음을 스치고 지나가 나를 벗어나 자유롭게 해준 사랑은, 나를 신나게하지도 않고 중독에 빠지게 만들지도 않는다. 진짜 사랑은 내가 얼마나 가엾은 인간인지 알게해준다. 한번도 흘려본적없는 종류의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남들은 나를 위해 절대 울어주지 않는 상황임에도, 그분은 내가 울어도 된다고 하신다. 난장판을 쳐 놓고 괜히 큰소리치는 아이에게 아무도 안 알려주는 진실을 알려주신다. 너는 지금 내가 널 버릴까 무서워하는것 뿐이라고. 나를 아시는분은 하나님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 하나님은 신기루같이 아주 잠깐 나를 정신차리게 만드시고는 사라지신다. 계속 잡고계시면 내가 좀 나은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요? 내가 못잡아도, 당신이 잡아주시면 되는데 왜 맨날 중간에 어디로 새버리는지 원망도 해본다. 그러나 신을 원망하는것만큼 에너지소비 시간소비 감정소비인 일도 없다. 아주 오랫동안 성경을 보고 기도도 하고 심지어 내 성격에 하나도 맞지 않는 전도도 해보고 했지만, 하나님하고 그리 친밀하지는 않다. 그 분의 말을 듣고 그 분과 친해지는건 나같은 사람한테는 뼈를 깎는 일이다. 네가 지금 빨간 구두를 계속 신고 있다간 탈진해서 죽을테니, 빨간구두가 안떨어지면 발목을 잘라야한다고 아주 이성적으로 맞는말만 하시기 때문이다. (feat. 너를 겁주는게 아니라, 너를 사랑해서 그래, 갈2:20...) 그러나 눈을 질끈 감고 스트레스 왕창 받아가며 내 본능을 거스르며 살려고 한 시간은 힘들지만 영혼은 자유로운 시간이었다. 어릴때 읽은 빨간구두 동화책의 주인공도 발목을 잘라야했으니 끔찍하게 아팠겠지만 그래서 여생을 누릴수 있었던 것처럼. 그치만 영혼의 자유 얻기가 이렇게 힘들다니.. 차라리 빨리 천국보내달라고 하기도 하고 왜 나만 이렇게 힘들게 만드셨냐고 울기도 했다. 트러블는 여전히 존재하고 나라는 사람은 별 가망이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원래 모습대로 신없이 사랑없이 노력없이 사는것보다 백배 나았다. 그렇게 살았다면 내가 지금 살아있을까 싶다. 살아있으니 힘들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한거겠지.. 약먹고 나서는 그런 노력 없이 말씀에서 사랑한다 하시면 사랑해주시니 감사하다, 느낄 수있는 여유와 머릿속 용량이 늘어나 기뻤지만 약효가 내성때문에 떨어져가니 본래의 고집쟁이 우울증환자(..)가 돌아오고 있다. 나는 대체 어떻게 살란 말인가 모르겠는 마음이 들지만 당신께서 더 잘 아실테니 스트레스로 나를 망치고 하나님앞에 부끄러울짓을 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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