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끝나간다. 유난히도 더딘 걸음으로 다니던 한 해가 이제야 겨우 끝나는 건지 실감이 갈듯 말듯 하면서도, 아직도 남아 있는 할 일들에 마음 한 구석이 묵직한 요즘.
못난 모습을 훌쩍 벗어버리고 새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얼마 안 남은 날이 다 지나기 전에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나를 바꿀 가능성은 로또 2등에 당첨될 확률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내년도 내후년에도 당첨 쪽지를 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고..... 하고 쓸 데 없는 고민을 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르고 내일이 찾아오고 다음 날들도 영락없이 연말 하이패스로 순식간에 지나갈 것이다.
기분이라도 깔끔하게 환기하고 싶어 사진첩을 정리했다. 숭덩숭덩 빠진 기억 틈에 얼기설기 사진들을 끼워 맞추다 보니 제법 긴 추억여행도 하고, 생각보다 좋은 날들이 있긴 했구나 싶어 조금은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날들도, 다가올 날들도 모쪼록 지나고 나면 좋은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우선 오늘 푹 자려고 노력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