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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른이 되는 것이 그렇게 어려웠나
Level 2   조회수 194
2020-01-16 09:48:59

어디서 본 유튜브 동영상에서, ADHD는 일종의 발달장애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접한 순간, 대학생 때가 생각났다. 나는 당시 한없이 어리고 어리석었지만, 이미 충분히 "어른"이었던 친구들이 꽤 있었다. 물론 성숙함보다는 패기에 가까운 게 청춘이라지만, 분명 그들은 어른이었고 주요 판단 기준이 조금 더 현명했던 것 같았다.


나중에도 근시안적 사고와 어리석은 선택의 결과로 머리 싸매고 혼자 고통스러워할 때면, 그들이 생각나곤 했다. 물론 ADHD로 인한 집중력 부족과 부주의로 일을 그르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전략적인 판단의 실패와 헛짓거리는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진리와 결합하여 더욱 나를 슬프게 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발달장애라는 관점은 이런 슬픔의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 같이 느껴졌고 한편으론 안도 다른 한편으론 허탈했다. 문제의 원인을 알아도 지난 과거는 어쩔 수가 없구나.


어떤 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은 "시간"이고, 그런 류의 문제를 겪게 만든다는 점이 ADHD가 가진 정말 큰... 슬픔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꾸역꾸역 살다 보면, 적당히 늙어 죽겠지. 그 후엔 나는 과연 어른이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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