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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고 귀여운 목표들
Level 8   조회수 514
2020-02-14 23:16:06

스포츠에선, 강팀이 되려면 이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들 하더라. 경기의 결과를 습관으로 만들 수는 없겠지만, 이기는 경험이 쌓이면서 이기는 것에 익숙해져야 더 자주 이길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람 마음에 대해서도 비슷한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 성공하는 경험을 가져야 자신감도 쌓이고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뭐 그런 얘기들 말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이기는걸 습관으로 만드는 건 어렵지만, 생활에서 성공하는 걸 습관으로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성공할 수밖에 없는 목표를 가지는 것이다. 


오래전 내가 가진 자원은 너무나 부족하고 불확실성은 감당할 수 없이 크던 시기엔, 불확실성이 큰 만큼 꿈도 커서 거창한 목표들을 많이 가졌었다. 

너무 거창해서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고 그냥 그런 실패한 계획들을 세웠었다는 기억으로만 남아있는(이제 구체적인 항목조차 희미한) 그런 것들. 


지금 나의 목표는 아주 단순하고 간단하며 비교적 소박한 것들이다. 

아무런 야심도 없는 작고 귀여운 목표들, 예를들어, 


내 기준에서 무리하지 않는 선의 최소한의 운동량만 채우기, 

회사에 지각만 하지 말기, 

내키는 책을 내키는만큼씩만 읽기,

입을 옷이 다 떨어지기 전에 세탁기 돌리기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는 방을 쓸어주기 

자기전엔 꼭 세수와 양치를 하기 


지난 몇달간 이런 작고 귀여운 목표들을 지키기도 하고 못 지키기도 했지만 

지킨 날이 더 많았다. 

성공의 기억을 쌓아올려서 조금씩 안정된 생활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매년 이런저런 목표를 세우고 장렬히 실패하곤 했지만 올해에도 연간 목표 하나를 세웠다. 

올해의 목표는 달리기 대회에 나가는 것이다. 

길게도 아니고 딱 5km

아직은 몇분만 달려도 숨이 턱에 차니 당장은 무리이지만, 인터넷에서 주운 9주 완성 프로그램을 따라서, 오늘까지 3주차 훈련을 했다. 

아직은 몸이 달리기에 적응하는 시기이다. 


예전 나의 연간목표들은 이보다 훨씬 거창하고 원대했는데, 

올해엔 작은 목표를 세운 대신 성공하는 해로 만들어볼 생각이다. 


나의 작고 귀엽고 아주 조금씩 자라나는 목표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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