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스스로 굉장히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었다.
스스로 못났다고 생각하는부분은 없으며 나자신을 사랑하고있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시절 지지리도 공부안하던(못하던?) 때에도 난 언제든 마음먹으면 공부할수있다고 생각했고, 근거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시험 몇시간 전에 닥쳐 하던 벼락치기는 항상 나의 노력과 투자시간보다 좋은결과를 냈던 것이 아마 그 어리석은 근자감의 근원이었을것이다.
엄마가 눈물흘리며 치과의사라는꿈이 있으면서도 왜 공부를 안하냐 하실때도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할수있을거라 생각했다.
단지 왜 그 "마음"이 안먹어지는지 그건 많이 의문이었다. 싫어하는과목이 하기싫고 꿈을 이루려면 전교권에 들어가야만 한다는 현실이 싫어 회피한다고만 생각했다.
수업시간에 말도안되게 졸고 또 졸며 선생님들께 꾸중들을때도(롤페에 친구들이 써준말: 꿍꿍아 넌 참 잘자는것같아...) 내 체력이 약해서, 또는 회피성향, 의지부족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했다. 어쩔수없다고 생각하며 같이 고개휘젓는 친구들의 모습에 위로받으며 잤다(....ㅋㅋㅋㅋ) 졸려 죽겠는걸 어쩌겠는가.
엄마가 나를 포기해 더이상 아무말도 꺼내지않게되었을때도, 이제 엄마와 싸울필요가 없어 그나마 편안해져서 좋다고 생각했다.
결국 고3이되고 꿈에서 조금 빗겨간 원서를 쓰고 그저그런(터무니없던 공부량에 비하면 나쁘지않은..) 수능을 봐 정시원서를 넣던 그순간까지도 "겨우 그만큼 공부해놓고 이정도면 잘했지 뭐" 라고 생각하며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쯤되면 거의뭐 파워긍정킹..;;)
우회할수있는 입시제도가있어 다행이고, 대학가서 공부능력을 키운뒤 다시 도전하면 그때는 할수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대학에 가서는 잘할줄알았다. 날 괴롭히던 수학이없었고(ㅋㅋㅋㅋ) 대부분의 과목이 나와 잘 맞았고, 현 전공의 유지 혹은 새로운 도전 어느쪽을 선택하던 전공지식은 평생알아야하는 부분이었으므로 난 어떤과목도 버리지않을것이며 심지어 과탑정도도 조금만 노력하면 가능할거라고 생각했다. 정말 근거없는 자신감이었다. 언제든 과탑이 가능할거라 생각하며 4년을보냈지만 결론은 아니었다.
첫 국시모의고사를 쳤다. 과에서 난생처음 1등을 했다.
그동안 익힌 전공지식을 잊지않은결과라 생각하며 자뻑했다. 조금만 노력하면 현상유지 가능할것이라 생각했다. 첫 국시모의고사는 아무도 노력하지않고 공부하지않은 시험이란 점을 간과했다. 많은친구들이 내앞을 치고나갔다. 내가 요약집을펴놓고 폰을하던 때에 그들은 그렇지않았을것이다.
결국 그냥 합격만했다. 합격했으니 그걸로 되었다 생각했다.
국시기간중 있던 모의고사중 3번을 15분전에도 안나타나는 나에게 친구가 알려줘서 나갔고 1번을 지각했으며 1번을 1교시 결시처리당해 반타작도 못했다. 이때부터 내가 다른아이들과 어딘가 다름을 자각하게되었다. 돌고돌아 ADHD를 의심했고 수많은 블로그글과 자가진단, 유튜브영상등을 거치다 에이앱을 찾아 들어왔다. 많은사람들이 나와 비슷했다. 나또한 ADHD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약을먹으면 공부할수있을거라 생각했다.
진단을 받았고, 약을먹었고, 달라졌다. 확실하게 달라졌다. 공부를 할수있었고, 폰을 안볼수있었고, 뭔소린지 1도모르겠는 노답수업을 들으면서도 졸지않았다. 내가 그동안 부족하다 생각한 그 "의지"로 졸음을 컨트롤할수 있었다. 너무나 다행이었고, 감사했고.. 진정한 희망이 생겨 몸은 고단해도 기뻤다.
하지만 문제는 또다른곳에 있었다.
(2편에 계속.. 빨리..올릴수있겠지요...? 노력해보겠습니다.. 하핳ㅎㅎ하ㅎ 벌써 잘시간이군요.. 안자면 내일망해서.. 죄송합니다 혹시라도 이 비루한 글의 뒤가 궁금하실 여러분들.... 최대한 빨리 올려보려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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