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토닌을 먹었다. 1미리가 아닌 것은 체리맛이 나지 않는다며, 맛없다고 칭얼대던 멜라토닌을 다시 먹기 시작한 것은 수면제를 먹기 싫어서였다. 약기운이 억지로 몸을 누르는 느낌. 나는 내 몸을 내 마음대로 제어할 수 없는 때를 가장 싫어한다.
이상하게도, 멜라토닌이든 수면제이든 몸을 릴렉스 시켜주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차분해져야 하는 게 아닌가. 언젠가부터 약을 먹으면 오히려 심장이 뛴다. 약은 나를 재우려 하는데 몸은 그게 싫어서 나를 살리려 이렇게 미친 듯이 심장이 뛰는 걸까, 하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나는 평온하게 자고 싶단다. 좀 진정하고, 불면에 시달리는 나를 살려주지 않으련?
약기운은 나를 억지로 누르고 있는데 심장은 쿵쿵거리니 그 사이에 끼인 나는 숨이 막힐 듯해 불안정한 호흡을 내뱉으며 어서 진정되길 기다린다. 새벽 1시 반. 나의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고 지금 수면제를 먹기엔 수면시간이 짧다. 그러니 얼른 잠에 들자며 스스로를 달래본다. 그러다 30분이 더 지나도 별다른 발전이 없어서 결국 내일의 체력을 위해 수면제를 하나 먹는다.
나의 오래된 불면. 불면인지조차도 몰랐던.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일까. 조금씩 갈수록 더 힘들어지는 듯하는 건 착각일까. 매일 이런 것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진 마.
언젠가는 모두 사라지고 괜찮아지길 바라. 굿나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