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는 아무일이 없기도 했고 많은 일들이 있기도 했다.
처음하는 일들이 적응하느라 정신없던 작년 연말과 연초에 나는 그야말로 일에 있어서는 그동안 받지 못하던 최대치의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에 비하면 3-4월은 하던 일도 안정되고 일도 그리 많지 않았던 안정적인 시기였음은 분명하다
나는 어느순간 편하게 숨쉬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숨쉴 때 마다 찾아오는 가슴의 압박감이 이제는 하루종일 지속되는 기분이다.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 부정맥, 천식... 끊임없이 관련 질병을 검색하다가 이내 정신을 차려본다. 결국 마음의 문제라는걸 내가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아니다 마음이 아니라 뇌의 문제다. 처음 진단을 받은 이후로 약이 모든걸 해결해줄 것만 같던 적도 잠시 있었지만 지금의 나는 모든 문제를 내 병으로만 돌리고 있다.
그냥저냥 굶어죽지 않게만 해주는 나의 일도 나라는 존재도.. 책임져야 하는 어머니의 존재도 아무것도 모르고 나를 그저 위로해주는 내 배우자도 내 가까운 친구들도
어느순간에는 그냥 다 놓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게 허망하면서도 우습다 약으로 다시 구제되기에 나는 이미 너무 많이 망가져버렸고 나이도 너무 많이 들었다는 생각만 머리속에 가득하다
희망적인게 있다면 이것이 잠시동안의 소용돌이일것이라는 것 불과 얼마 전에는 내 일상이 얼마나 평화로운지에 대해 놀라워 했으니까. 그리고 사실 외적으로는 그 때와 단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