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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먹고 나서 느낀점
Level 2   조회수 191
2020-10-10 11:51:42

약을 먹고 나니 느낀 게 그동안의 내 인생이 참 억울하다였다

어느 순간부턴가 혼나는 게 혼자인게  익숙해져버렸다

그래서 지금도 입버릇처럼 "죄송하다"는 말이 붙었다

쎈 언니, 오빠 사이에서 살며 좋은 점도 많았지만 힘든 점도 많았고 내가 해야할 일도 많았다 공부 잘하는 언니, 오빠 사이에서 항상 주눅들고 살았다 부모님은 한 번도 차별한 적 없지만 스스로가 자존감을 깎아먹고 살았다 그래서 나도 칭찬 받고 싶어서 집안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하게 되었다 

초중고 공부를 잘하지 못한 나는 원하는 과가 있어서 좀 좋지 못한 대학에 갔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재미있었고 하지만 남들보다 노력하긴 했다 시험기간 벼락치기 하는 애들 따라잡겠다고 대학생활 즐기지 못하고 공부만 했다 그랬더니 학교에서 처음으로 공부로 칭찬을 받았다

대학 졸업 후 취직을 했다 원하는 곳은 아니었으나 취직과정이 꼬여 어쩔 수 없이 다녔다 일도 많고 직원도 많았던 그곳에서 막내로 들어갔다 신입이라 윗 사람들은 간섭이 심했다 다른 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원래 그런 곳이라 하셨다 그래도 칭찬 받고 싶어서 토요일에 출근해 지적사항을 수정해놓으면 다른 것을 찾아 지적했다 이 때 자존감이 너무 떨어졌다 내가 한 일이 아니어도 모두 나라고 생각하고 화를 냈다 울기도 많이 울고 일이 많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1년만에 그만두었다


그만두고 공부하다보니 독서실에서 핸드폰만 하고 글짜를 읽을 때마다 딴생각이 나서 미치겠었다 그렇게 1년을 준비한 시험에 떨어지고 또 준비하고 있는데 시험 한 달 앞두고 우연히 본 인터넷 글에서 내가 adhd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간 생활기록부를 보며 그동안 학창시절이 떠올라 울고 또 울었다 공부로 인해 속상한 일들이 참 많았다 그렇게 처음으로 간 정신의학과에서 cat검사 후 adhd판정을 받은 후 약 복용 중이다 다음달이 시험인데 아무래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리 알았더라면 후회가 남든다 해 보는 만큼 해 보고 내년에 다시 도전 할거다


엄마에게 보험 땜시 adhd임을 말했다 우리 엄마는 쉽게 받아들이셨다 검사결과가 명확해서인지 하지만 어렸을 때 발견 못 해준 거에 대한 미안함을 호소하였다 그 후 원하는 물건을 툭 던지면 사주거나 집안일을 한 것을 칭찬해주신다 약은 먹었는지 몸은 괜찮은지 묻는다 하지만 약을 먹는 것을 좋아하시지는 않는다 아빠에게는 말하지 않았으나 엄마가 말한 듯 하다 대놓고 이야기 하시진 않지만 평소라면 시켰을 행동을 본인이 하시거나 미안해 하시며 일을 시킨다 그래도 가족들이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도와줘서 수월한 것 같다


미리 알지 못해서 속상하고 억울하긴 하지만 지난 날들이 아팠다면 앞으로 남은 날은 나를 좀 알아가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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