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는 기차 안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여유가 얼마만인지ㅎㅎ 기분이 좋네요.
처음 방문한 정신과에서 처음 검사를 받고 처음만난 원장 선생님께 쭉 진료를 받았습니다. 정신과를 가면 큰 공감과 지지를 받을줄 알았어요. 그런데 다녀보니 그런건 아니더라구요. 다닐수록 정신과 의사에게 기대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자리잡았어요. 어느날은 애정겹핍이 심한거 같아 고민이라니까. 남자 때문이냐고 물으시더라구요. 그렇다고 하니까. 그 남자가 문제인거니까 다른 사람 만나면 되는일이라 말해서 상처를 받았어요. 그때를 기점으로 선생님께 제 이야기를 털어놓기 싫었어요. 털어놔 봤자 말로도 도움 못받고, 약도 항상 그대로 였으니까요. 그래도 그러려니 하고 병원을 다녔는데 일때문에 병원은 주말만 갈수 있게 됐어요. 주말은 어린 학생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시간이 빡빡했고 거기에 껴서 진료를 받았어요. 10분정도 대화할수 있는데 저에게 10분이란 시간은 너무 짧아서 속 이야기를 못했어요. 그것도 불만이었지만 선생님이 너-무 피곤해 보여서 제 힘든 얘기 꺼내 놓기도 꺼려보였어요. 오히려 선생님 괜찮으시냐고 물어본적도 있었네요ㅋㅋ
병원을 바꿀지, 상담센터를 다닐지 고민을 하던 끝에 같은 병원에 있는 다른 선생님으로 바꿔봐야겠다는 결론을 냈어요.(병원 바꾸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더라구요.. 병원을 옮기려면 @검사를 다시 하라해서 포기함) 병원에서도 사정을 듣고 바꿔줬어요.
오늘은 병원에 다녀왔어요 초진때 처럼 긴 진료를 할수 있었어요. 궁금한 점을 이것 저것 물어보시더라구요. -19년도에 병원을 중단했었는데 이유가 무엇이냐 -약을 먹었음에도 불편한점이 있는가 -직장상사와 관계가 괜찮은가 등등
얘기 하다 보니 내 힘든 감정에 집중할수 있었고. 눈물도 날뻔 했네요. (힘듬과 슬픔의 눈물이라기 보다는 인정받아서 안심됨(?)의 눈물이었습니다) 30분 상담이었으나 35분도 넘게 상담해주셔서 선생님께 감사했어요. 선생님께서 충기씨 할말이 많은거 같은데 오늘은 시간상 그얘기를 다 못들을거 같다고 하셨어요. 대신 병원진료를 자주 하자고 하셨어요.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풀어서 설명해주고 해결책까지 주시니 마음이 편했어요. 약을 바꾸거나 증량 할일이 없더라도 이정도 상담만 해도 도움 많이 받을거 같아요. (최근에 힘들었고 스트레스 환경에서 일했으니) 유니작 증량을 해주셨어요 2주 넘게 못먹은 유니작을 보니 반가워요?
기차가 레일을 달리는 느낌이 너무 좋아요..ㅎㅎ 낮잠을 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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